처음으로 내일이 기대가 됐다

by 유진

나는 늘 서른에 죽고 싶었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고 아침에 눈을 뜨지 않길 바랐었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비참한 삶을 지속하느니 일찍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고 늘 생각했다. 나는 이것이 정신적인 병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믿고 있었는데, 물론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쳤겠지만 전부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일을 시작하게 됐다. 2년만에 연락이 닿은 선생님께서 제안해주신 단기 아르바이트였다. 좋아하는 미술관에서 일하면서 여행 갈 돈이나 벌자는 마음으로 나갔다.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들이 좋아졌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더 좋아졌다. 헤어질 생각에 두려울 정도였다.

처음으로 내일이 기대가 됐다. 아침에 눈을 뜨는게 설렜다. 한 시점을 기다리게 되고 왕복 네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이 지겹지가 않았다. 내가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되는지 두려울 정도로 기뻤다. 처음으로, 죽고 싶지 않아졌다.

일이 끝났다. 나는 관계의 진정한 시작은 헤어짐으로부터 온다고 늘 믿어왔다. 나는 그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잃고 싶지 않다. 그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더이상 여섯시 반에 울리지 않는 알람과 맞이하는 아침은 또다시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달력에 빈 곳이 허전해 약속을 잡는다. 누구라도 나를 구원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또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는 구원받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또다시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날들이 나를 덮쳐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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