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요

by 유진

언젠가는 나도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누군가로부터 다시 사랑을 받고 부모님을 용서하고 온전한 평안에 이르는 그런 날 말이에요. 지금 나는 내가 너무나도 미워서 하루하루 불행합니다. 살이 쪄버린 내가 밉고, 모난 내가 밉고, 그래서인지 요즘 저의 내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어요. 운동을 해도 도무지 화가 가라앉지 않습니다. 이렇게 변해버린 몸이 너무 싫습니다. 조울증 약만 아니었더라면 살이 찌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분노의 화살은 부모님을 향하게 됩니다. 좋은 아버지를 만났더라면 나는 정신병동에 입원하지 않았을 거고, 현명한 어머니를 만났더라면 이렇게 주눅 들어 살지 않아도 될 거라 말입니다.

아버지는 매우 폭력적인 사람이었어요. 술만 먹었다 하면 집 안의 모든 물건들이 집 밖 복도까지 나뒹굴 정도였으니까요. 어머니는 늘 울기만 했습니다. 가족끼리 외출을 했다 하면 저는 늘 차 뒷자리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벌벌 떨어야만 했어요. 사춘기 때에는 성추행도 당했습니다.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요.

나는 왜 이리 불행한 걸까요. 내가 사라져야만 이 불행이 모두 끝이 날 것만 같습니다. 요즘 나는 슬픔보다 분노가 더 나를 옥죄어와요. 목을 조릅니다. 나조차 싫은 이런 내 모습을 대체 누가 좋아해 줄까요. 나는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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