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센터에 등록하다

by 유진

얼마 전 나종호 교수님의 에세이를 읽었다. 또 누군가가 하늘의 별이 됐다.

수년간 정신질환을 겪으며 수없이 자살을 생각했다. 언젠가 나의 끝은 자살일 것만 같았다. 세상에 온전히 혼자임을 느낄 때면 그 생각은 커져만 갔다. 안 되겠다 싶어 도움을 청했다. 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글을 남겼고 전화가 왔다. 짧은 상담을 마친 후, 자살예방센터에 등록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고민했지만 그러겠다고 했다.

나는 이것이 나아질 나의 첫걸음이라 믿는다. 약물 치료가 부질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병원을 다니는 것만으로는 나의 우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상담을 병행할 예정이다.

그러고 나면 예전처럼 어디서든 일하고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릴 수 있겠지, 작은 희망을 품고서 상담사 선생님으로부터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를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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