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들수록 가벼우니까_ 뭐든 나눠들면 훨씬 가벼워지니까 같이 나눠 들어요.
감정도 희석이 될까요?
미움도 분노도 증오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질까요?
시간은 물과도 같아 우리의 검은 감정들을 어느정도 옅에 만들어 주는것도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마을을 지나던 중에 창가 밖을 내다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부모를 그토록 증오해왔는데요, 길을 걷는 어느 노인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허무해지는 겁니다. 제가 가진 미움과 분노와 증오가, 대체 누굴 위한 것들이었던 걸까요. 결국 나의 부모도 저렇게 늙어 흰 머리가 그득하고 한 걸음 떼기도 힘겨워 질테지요.
6년 전 혼자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언젠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오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 확신 했었는데, 아무래도 아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대부분 어떤 어두운 감정들을 키보드 위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그래야만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누군가에겐 그저 배설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배설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어떤 것이든 배설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글을 써야만 제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배설물이 아닌 것들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때로는 종잡을 수 없어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순간 순간 휘몰아치는 감정이라는 파도는 우리를 집어 삼켜 숨 막히게 하기도 하고, 잔잔한 물결처럼 머물다 가기도 합니다. 문제는 모든 것이 일시적이라는 것인데요. 일시적이라는 것은 좋기도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좋은 감정은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하고 나쁜 감정은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제 글만은 일시적인 감정의 표출에 지나지 않고 언제든 당신의 곁에서 감정의 바다를 표류하는 데 도움이 될 작은 뗏목 정도라도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