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힘

또 다른 나로 살아가기

by 김지혜

새로운 해가 밝았다. 사실 어제와 다른 해는 아닌데 어쩐지 다른 해 그리고 또 다른 지구에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나는 2022에서 2023, 고작 3이 바꼈다는 이유로 어제와 다른 내가 된 것이다. 어제까지는 우주에 먼지보다 못한 쓰레기였는데 오늘은 그냥 다시 365개의 기회가 생긴 나로 살 수 있다. 365일은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하기 가장 적절한 기간일지도 모른다. 신은 그렇게 우리에게 매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축복을 줬다.


글 쓰는 법을 잊어먹을 정도로 정리된 글을 써본지가 오래됐다. 누워서 글쓰는 공상 뿐인 나는 어쩌면 미래에서 온 사람일 수도 있다. 미래에는 가상 현실에서 살수도 있다. 육체는 누워있기만 하고 뇌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런 가상 현실. 그니까 나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기술을 혼자서 시뮬레이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해가 밝았다. 작년까지의 나는 미래인이 였지만, 이제 2023년에 적응해보고자 했다.


사실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사람에게 글쓰는 일은 굉장이 힘들다.

"평소에 느꼈던 점을 쓰세요."

'평소에 느낀 점이 없으면 어떡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만큼은 그래도 생각을 하고 아, 이랬었지. 하는 지점이 생긴다. 질서없이 부유했던 실마리들을 조금씩 꺼내와서 잘 엮어보면 그래도 양말 한켤레 쯤은 나오기 마련이다.


새해가 날 축복했다. 이제 새사람이 되거라. 나는 가슴이 웅장해졌다. 뭐라도 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주신 365개를 어떻게든 잘 써먹어 볼게요.

올해는 기운이 좋은 새해이다. 닭띠는 작년에 삼재가 끝나 올해 더 잘 될 전망이다. 사주팔자를 봤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올해 잘된다고 했다. 확실하다. 지금도 봐라 내가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지 않나? 평소 같았으면 절대 안 할 짓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리셋할 수 없지만. 기분쯤은 낼 수 있다. 새해에는 그런 힘이 있다.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 얼마나 더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또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으로 살 수 있다. 사주의 힘이든 아니든 포션 백만 개는 먹은 기분이다.


올해 소소한 목표는 전지적 관찰자 시점 되기다. 어제 카피라이팅 강의를 들었는데, 관찰이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나는 지독하게 남에게 관심이 없다. 쳐다보는 것도 실례일 거 같아서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생각이 없나? 주변에 있고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에 관심을 좀 가져보려고 한다. 그게 모여서 엮이면 근사한 스웨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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