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고선영 Nov 01. 2022

떡꼬치 700원

우리는 지금


오늘은 친구와 산책을 했습니다.


봉제산 주변이었는데요.


거기에 짱구분식이 있더군요.



친구는 500원짜리 떡꼬치를


종종 사먹었다는군요.


그래서 오늘 나도 합류한 기념으로


떡꼬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이게 뭐 별건가 싶어도


이 나이에 떡꼬치를 먹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아닙니다.



분식집에 가도 떡꼬치를 파는 건 흔하지 않으니까요.



다행히 천원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옛 추억도 느껴볼 겸 시키려고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고 며칠 사이 떡꼬치가 700원으로


올라있더라구요.



우리에게 그 돈은 고민꺼리가 되지 않지요.


대신 현금이 있는지는 살펴보아야 했습니다.


옆에 있던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어, 올랐네' 라고 말하는데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산책 길에 오르기 전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5,000원이었습니다.



계란 후라이가 두 개나 올려져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먹다가 머리카락 2개를 발견했어요.


사장님은 연신 미안함을 표현하셨죠.



'다시 해 드릴게요'



아마 이 말이 없었다면 안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임있는 말에 제 마음이 움직였어요.


그냥 빼고 먹었습니다.



다 먹고 만원 한 장을 드렸습니다.


친구는 비빔국수를, 나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겨우 만원이라니요.



나오려는 나의 손에 사장님이 오천원짜리 지폐를 쥐어주시는데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한사코 거절해서 겨우 그냥 나왔습니다.



떡꼬치 사장님은 500원에서 700원을 올릴 때


고민하셨겠지요?


머리카락 2가닥이 나온 비빔밥집 사장님도


순간 고민하셨을 겁니다.



누구는 이사가는데 몇 십억이 오가는데


우리 이웃들은 이러고 삽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책임지고


고민하고 살아갑니다.



마음이 갑갑해서 좀 걸었습니다.



#작가고선영 #떡꼬치700원

작가의 이전글 하고 싶은데 하기 싫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