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오늘은 친구와 산책을 했습니다.
봉제산 주변이었는데요.
거기에 짱구분식이 있더군요.
친구는 500원짜리 떡꼬치를
종종 사먹었다는군요.
그래서 오늘 나도 합류한 기념으로
떡꼬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이게 뭐 별건가 싶어도
이 나이에 떡꼬치를 먹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아닙니다.
분식집에 가도 떡꼬치를 파는 건 흔하지 않으니까요.
다행히 천원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옛 추억도 느껴볼 겸 시키려고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고 며칠 사이 떡꼬치가 700원으로
올라있더라구요.
우리에게 그 돈은 고민꺼리가 되지 않지요.
대신 현금이 있는지는 살펴보아야 했습니다.
옆에 있던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어, 올랐네' 라고 말하는데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산책 길에 오르기 전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5,000원이었습니다.
계란 후라이가 두 개나 올려져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먹다가 머리카락 2개를 발견했어요.
사장님은 연신 미안함을 표현하셨죠.
'다시 해 드릴게요'
아마 이 말이 없었다면 안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임있는 말에 제 마음이 움직였어요.
그냥 빼고 먹었습니다.
다 먹고 만원 한 장을 드렸습니다.
친구는 비빔국수를, 나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겨우 만원이라니요.
나오려는 나의 손에 사장님이 오천원짜리 지폐를 쥐어주시는데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한사코 거절해서 겨우 그냥 나왔습니다.
떡꼬치 사장님은 500원에서 700원을 올릴 때
고민하셨겠지요?
머리카락 2가닥이 나온 비빔밥집 사장님도
순간 고민하셨을 겁니다.
누구는 이사가는데 몇 십억이 오가는데
우리 이웃들은 이러고 삽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책임지고
고민하고 살아갑니다.
마음이 갑갑해서 좀 걸었습니다.
#작가고선영 #떡꼬치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