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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Mar 14. 2020

책방지기 1년 3개월

깨달은 것

2020 3 14일의 기록_


나는 책방지기다.
이제 일 년 3개월이 흘렀다.
 일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나는 어떤 부분 성장했을까?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는  상점이 문을 닫았다니 이렇게 모든 것들이 빠르게 돌아가고 인공지능 운운하는 시대임에도 바이러스에 꼼짝 못 하는 인간이라니...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꾸만 생각이 곁길로 샌다.
그러니 집중해야만 한다.
책방지기를 하면서 깨달은  3가지는 이렇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있다는 것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내가 무엇인가를 하는  아주 작은 아이디어부터 시작해서  일을 실제로 실행해 제품으로 만드는 일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안에서 많은 설득과 논쟁은 당연한 작업이었다회사에서 1년이 걸린 프로젝트가 있었다. 지금은 이런 모든 과정이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져서 하루에  구상과 실행까지   있게 되었다.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하냐고 누가 묻는다면 70프로는 신나고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럼 30프로는  별로냐?  묻겠지
회사에서 층층이 수직구조로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던 일은 책임을 어떤 부분에서는 나눈다. 혼자서 책방을 운영하는 일은 온전히  책임인 것이다.  일이 너무 두려운 사람은 아마도 뭔가를 혼자서 하는 것은  꿈만 꾸지 않을까 싶다. 나는 용기를  것이다. 아니 그때쯤 되어 용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있다는  매일 눈으로 확인하는 중이다.

둘째, 뭔가를 하는 것보다 중요한  버티기라는 것이다.
나는 어떤 가게나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모든 기술이나 부족한  메우면 된다. 그런데 이건  되는 사람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방을 열고나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시간 안에 계속 버티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  1층에 주차 자리가  나서 결국 주차할  있는 시간에 맞추다 보니 책방에 9시까지 있게 됐다. 공식적으론 행사가 없으면 대개 8시쯤 끝내고 1시간은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나름의 방식을 찾았다
뭔가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다.  시도  무의미한 것은 없다.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를 발전시키는 경험이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버티기다.  버텨야만 내가 원하는 결과들이 아주 조금씩 나온다
 버티기에서  중요한  두말할 것도 없이 몸과 마음이다. 마음 관리가  되면 그게 여실히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마음 관리는 중요하다. 몸은 마음과 하나기 때문에  가지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셋째,  일을 통해 나를 알아간다는 .
나는  나를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경험한 것들 속에서 나를  아는 것이다. 놀이터만 경험한 아이와 놀이동산을 경험한 아이는 다르다. 내가 그네를 좋아하지만 바이킹은 너무 두려워한다는  깨닫는 거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경험이 있다.  세계를  경험할  없어서 우리는 간접 경험을 한다. 그러나 간접 경험은 직접 경험과는 다르다. 간접 경험을 통해 바이킹쯤이야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세상만큼의 '' 안다. 나는 많은  경험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를 많이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가능성을 믿는다.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부모, 형제, 자매, 친구, 직장 동료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우리지만 나의 가능성을
깊이 믿어줄  있는 인간관계는 몇이나 될까?

 나는  일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다
생각보다 취약한 부분을 많이 발견한다.  취약점에 대해 옛날에는 비난과 비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 봤자 나다. 나는 나를  시킨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일을 시키려면 비난과 비판은 멈춰야 한다. 그냥 이렇게 생각한다. ', 너는 그게 약하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잘할  있도록 돕게 된다
요즘의 나는 일을 시키는 나와 일을 하는 나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내가 책방을 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용기를 나지 않았다면 이런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아마 이쯤에서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지 모른다.(질문을  한다고 해도 이것이 나의 사고방식이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이 뭐가 발전인가? 이건 너무나 명확하다. 나는 옛날처럼 힘들지 않다. 누군가의  마디 때문에 한 달, 두 달을 고민하는 일도 없다. 나는 분명하다.  감정 제어가 되는 것이다.  감정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이 줄고, 심지어 나조차도  보살핌을 받는 기분이다. 그럼 발전이지 않나.

알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변하고 있다. 나는 사람이  싫었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자체가 피곤하고 불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성장기에 오래 했다. 그것이 옳지 않았다는  뒤늦게 깨달았지만 돌리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그냥 밀어붙였다. 점점  고립되고 불행해졌다. 겉으로는 웃는 척하느라고 자꾸 힘이 들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대화'  좋다. 대화를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있고 나도 배울  있어서 감사하다. 이런 변화를 실행하지 않았다면 과연 알았을까?


나는 진심으로 내가 행운아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살아있을 리 만무하고 '감정 디자인'이란 것을 하게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마음의 상태가 좋아질 리가 없다. 나는 지금 나인 것이 좋다.


아마도 악어 책방을 하지 않았다면  인생의 전방위적인 개조와 비약적인 발전은 꿈도  꿨을 것이다.










#책방창업 #가게 #점포 #책방 #책방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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