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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Apr 03. 2020

제주 4.3을 기억하며

동백꽃이 그날을 기억합니다.

나는 제주 고씨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제주도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제주도는 나에게 놀러 가기 좋은 우리나라에 천혜의 땅이자 그냥 말 타기 좋은 곳 정도...

아무런 생각 없던 내가 몇 년 전 우연찮게 들르게 된

4.3 평화공원.




그날따라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의 마음에도

세찬 바람이 불었다.


사실 나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

이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말이 될까 싶은 일은 마주하고 싶지 않다.

외면하고 싶다.


그렇지만 외면하려면 고개를 돌리면 내 마음속에서 더 짙게, 또렷하게 올라온다.


우리 외할아버지도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온 집안을 몰락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금까지

명예를 회복하지 못했다.


우리 땅 곳곳에서 지역은 달랐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제주 4·3 사건(濟州四三事件) 1947 3 1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1948 4 3 발생한 봉기로부터 1954 9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사건은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다.


https://m.huffingtonpost.kr/amp/entry/story_kr_5ac18c4ee4b0f112dc9d3e0d/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다.

봄마다 동백꽃이 피고 또 지듯.



우리는 그 속에서 알아야 한다.

우리가 다시 그 일을 겪지 않으려면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만 한다.

동백꽃이 새로이 피어나듯

우리는 새로이 그 기억을 놓지 않아야 한다.




2020. 0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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