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6년 차
진짜 오랜만이다.
어제는 책방에서 집까지 걸었다.
그래 봤자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거리.
차로 움직이면 십 분 안팎의 거리다.
점점 불어나는 몸을 보면서
'내 몸이 아닐 거야. 다시 돌아오겠지' 했다.
늘어난 사이즈의 옷을 사는 것이
자존심 상하던 어느 날.
나는 드디어 걷기로 했다.
집에 도착해서 버섯덮밥을 이만큼 해 먹고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온 다리가 쑤신다.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기분.
꼭 산신령이 나타나 한 마디 툭 건넬 거 같다.
'이 다리가 네 다리냐?'
'정녕 이 힘이 풀려서 질질 끄는 다리가
네 다리란 말이냐?'
금 다리로 바꿔주면 좋겠다.
은 다리, 쇠 다리, 아 무쇠다리가 더 나을까.
2020. 0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