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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Mar 04. 2021

#8 엄마를 위한 글쓰기 30일

종교...

#8 엄마를 위한 글쓰기 30

#작가고선영 #엄마를위한글쓰기30 #8

  벌써 8일째다. 감정디자인을 30일씩  100일씩 그렇게 지속적으로 했더니 뭔가를   진득하게 하는 힘이 커졌다.(진득하게는 우리 가족들이 자주 사용하는 ) 책방에 오자마자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청소포로 바닥을 닦고 테이블을 닦고... 공간이 아주 작아서 청소는 언제나 30 미만으로 끝난다. 청소를 하면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물론 아직 정리할 것이 수두룩하다. 정리를  하고  미뤄둔다. 그리고 정리할 것을 장소만 옮겨가면서 임시방편으로 정리한 척하는 경우도 많다. 상관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정리하는   길러보자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침에 내가 일어났는지를 확인한다. 대개는  눈을 뜨고 있다. 엄마는 내가 전날  씻고 잠이 들어버리면 항상 이런 말을 한다. “ 그렇게  씻고 자다가는 피부  엉망 된다. 젊을 때부터 관리를 잘해야지.” 나는 언제나  말을 흘려듣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일부러  씻고 자는  아니야.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거지.’ 엄마는 내가 라면을 먹을 때도 항상  말을 한다. “그렇게 다이어트하겠다면서 이런 라면을 먹으면 당연히 살이 찌지.”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나는 화가 난다. 나도 다이어트를 하고 싶지만 라면이 먹고 싶은  어쩌나. 이왕지사 끓인 라면을 앞에 두고  그 말을 하는 엄마는 약간 고약한 마녀 같다.
내가  라면을 먹으면 응당 살이 찌고야 말겠다는 저주를 내리는 것처럼.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의 말은 꽤나 힘을 발휘한다.  말을 듣던  듣던 엄마의 자식들의 가슴에 비수로 꽂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엄마는 그걸 모른다. 주일날(우리 가족들은 모두 기독교라서  말이 자연스럽다) 교회에  가면  집에  벌이 내릴 거라는 식의 엄마의 말은  아주 직접적이지는 않다. 약간의 뉘앙스를 담고 있어서  말을 듣고 있으면 부아가 조금씩 치민다. 나는 애초에 엄마의 저주에서 풀려났다.  교회에  가기 때문이다. 내가 ‘하나님의 기쁨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이건 아니라는 판단이  것이 많다. 그렇게 일요일에 교회를 가고  가고를 가지고 복을 주고, 벌을 내리는 신이라면 너무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유년기부터 청소년, 청년기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닌 편이라서 나의 무의식까지 심긴 ‘기독교 대해 지울 수는 없다. 가끔 운전을 하다가 창문을 내리고 날도 좋고, 바람도 좋고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이라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도 C. S. Lewis이다. 나니아 연대기를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철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고 잉글랜드 성공회 평신도이기도 하다. ‘순전한 기독교 ‘고통의 문제’,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 그가 남긴 작품에 빠져있기도 했었다.

  내가 종교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 가족과 종교는 따로 생각할  없기 때문이다. 엄마는 원래 종교가 없었고 아빠네 가족은 대대로 기독교를 믿어온 집안이다.  집안이라니까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냥 종교가 그렇다는 거다. ‘ 속에서 우리 친가를 바라보는  마음이 담겨있구나.’ 집안에 목사님도  많고 교회에서  자리하시는 분들도 있다. 나는 그것과 상관이 없고 관심도 없다. 종교로 싸잡아서 생각하는 것이 싫다. 그리고 OO하라~  하는 것도 싫다. 진리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누군가에게는 때때로 진리가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쓰레기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가 선택해서 마음에 품어야지 그것이 진리다. 기독교가 싫다 좋다를 논하기 전에 나는 기독교인들의 오지는 ‘이기주의 질려버렸다. 이건 세세하게 이야기할  없다.

  우리 엄마와 아빠는 어떤 교회를 가느냐 마느냐로 한참 논쟁 중이다. 그것이  결혼까지  자식들에게도 적용될 기준이 될까... 나는 이해가  간다. 엄마, 아빠는 나에게  이상 교회를 가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말해봤자 내가  갈 거라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른다. 교회를 가서 예배를   드릴 바엔 차라리 아내와 남편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신이 있다면 이런 신이 있으면 좋겠다를 어릴  생각했었다. 나는 판관 포청천 같은 신은 싫다.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신이 좋다. 그리고 재밌는 신이 좋다. 음악을 좋아하는 신이면  좋겠다. ... 신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미친. 신이고 뭐고 네가 해라.”


그럼 덥석 내가 한다고 할까?


~ 미친. 고선영으로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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