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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Feb 06. 2021

헨리처럼? 아이유처럼!

나는 84년생이다. 어린 시절 H.O.T와 젝스키스를 좋아했던 세대다.

팬클럽 가입까지는 아니었지만, 스케줄 사서함을 수시로 전화해서 오빠들이 나오는 라디오 TV는 다 듣고 보고, 잡지도 사서 스크랩하고 그랬다.

그때는 가수들을 향한 시선이 '아티스트' 보다는  댄스가수, 발라드 가수, 록가수처럼 장르를 정해서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분위기가 새삼 다르다.

수많은 장르가 생겨났고, 서로 합쳐지기도 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도 있고  자신의 곡을 스스로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도 예전에 비애 아주 많다.

여러모로 더욱 다양해졌다고 할까.




10년 전만 해도 엄마들이 상담을 오면, 


"우리 아이도 모차르트처럼 될 수 있을까요?"

"베토벤처럼은 안 되겠죠?"


음악가 이름을 이야기하며 질문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요 몇 년 사이에 베토벤 모차르트 이름이 엄마들 입에서 거론된 적이 없다.

그 대신에 이렇게 바뀌었다.


"선생님, 우리 명준이도 지코처럼 노래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우리 솔이도 아이유처럼 키우고 싶어요."


그렇다. 엄마들도 이제는 체르니를 배운다고 모차르트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대신에 지루한 음악수업보다는 아이의 재능을 살려줄 수 있고, 

자신의 곡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는 엄마들의 이러한 변화가 너무나 반갑다.

아이들마다 자라는 환경이 다르고, 경험하는 게 다르다. 

뿐만 아니라 성격, 성향, 장점, 단점 등 모든 게 다르다. 

그 다름을 무기 삼아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하고 작곡을 생각한다면

아주 훌륭하지 않은가.


우리 모두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가장 건전하고 건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분야가 예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술세계에서 자신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다.

숨기래야 숨길 수 없는 색깔이 드러난다고 할까.


몇 년 전 쇼 프로그램에서 헨리가 나와서 자유자재로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헨리는 자유스럽고 유니크함을 마음껏 드러내고 시청자로 하여금 그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다.

헨리의 성향이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주말에 TV 프로그램에서 헨리를 보고 나면 엄마들은 어김없이 나를 만나 이야기를 한다. 


"선생님 헨리 너무 멋진 거 같아요. 우리 아들도 그렇게 키우고 싶어요" 


"어머니, 헨리가 바이올린을 몇 년 정도 배웠을 거 같아요?"


"글쎄요. 헨리 정도 하려면 어느 정도 배워야 하나요?" 


"헨리가 어린 시절 2,3년 배워서 지금의 경지까지 올를 수 있었을까요? 적어도 10년은 꾸준히 배움을 이어갔을 거예요."


10년이라는 말에 엄마의 눈빛은 흔들리고 '헨리처럼 키우고 싶다'라고 말할 때의 기운 넘치는 표정은 사라진다.

현실적으로 공부시킬 여러 과목이 생각이 났을까?

 엄마들이 너무 싶게 공부해야 되니까, 영어수업을 늘려야 되니까, 수학을 더 보내야 하니까 등의 이유로

음악수업은 꾸준히 시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헨리처럼, 아이유처럼, 지코처럼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처럼 되려면 오랜 시간 한 분야를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아이가 좋아한다는 전재하에서다.

아이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시킨다고 될 리 없다.

그건 공부나 예술이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창작을 해야 하는 예술분야에서는 절대 억지로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해야 하고 그걸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열심을 더하고 운까지 따라준다면

우리 아이가 헨리, 아이유, 지코처럼 멋진 아티스트가 되는 걸 당연히 상상할 수 있다.


음악이 아이에게 평생의 든든한 친구가 되게 하려면 '꾸준함'의 미덕을 발휘하는 건 어떨까? 


미래 우리 아이들이 건전한 예술활동으로 본인의 자아실현을 해나가면 너무나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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