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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Jun 24. 2021

직업과 취미사이

정말 어쩌다 보니 나는 하는 일이 많다. 

하고 싶은걸 "하면 되지" 하는 내 삶의 철칙이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시작해버리다 보니 그렇게 된듯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다.

그리고 작곡도 한다.

또 시간이 생기거나 아님 시간을 내거나 해서 글도 쓴다.(9월에 책이 출간된다^^)

강연 의뢰가 지속적으로 있기에 강의도 일주일에 2~3번 한다.

그리고 소리노리로 출근을 한다. 

전국에 있는 <소리콩 피아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선생님들의 교육하며 소통한다.

피아노 교재를 집필한다.


이렇게 다양한 일들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 밥벌이도 있고 그저 좋아서 하는 것도 있는데 구분 짓거나 따져보지 않았다.

모두 다 오랜 시간 다듬어온 일들이라 먹고 자는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해나가고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하는 것들 중에 직업과 취미를 좀 나눠볼까?"


"그렇다면 내 직업은 무엇이지? 내 취미는 뭐지?"


취미는 평생토록 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가지 않는 내 마음 날것 그대로를 쏟아붓는 것들이다.

바로 답은 나왔다.

바로 글쓰기와 노래 만들기가 해당되었다.

나는 전문작가가 아니다. 작가로 먹고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 평생 글을 지속적으로 계속 써나갈 생각이다.

왜?

좋으니까. 쓰고 싶으니까. 서재에 앉으면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는 나를 맞닥뜨린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두 번째 작곡.

누군가에게 곡을 의뢰받아서 돈을 받고 노래를 만드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

(물론 딸아이가 써달라는 곡들이 있지만)

전적인 취미생활인 것 것이다.

가끔은 전문 작곡가들처럼 곡을 써서 팔아 돈을 버는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내가 만족스럽고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의뢰받은 곡을 쓰는 것이 아니기에 마음이 편하다. 그 점이 내가 두고두고 오랫동안 해나갈 취미로는 아주 중요한 듯하다.

나는 곡을 쓰고 싶을 때 바로 쓴다. 그 설렘과 짜릿함이 좋고 곡 작업을 마치고 내 딸이 좋아해 주고, 다른 아이들과 엄마들이 듣고 좋아하며 함께 소통하는 것이 행복하다.

어디까지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의무적이거나 꼭 해야만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기에 행복과 만족감이 높은 듯하다. 


이렇게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는 취미는 글 쓰고 곡을 쓰고다.


강의 부분이 조금 애매한데, 이것 역시 부담 가지지 않는 선에서 주도적으로 스케줄을 잡으며 하고 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양 강의를 하면서 내가 더 에너지를 받는 것을 느낀다.

돈을 받고 하는 강의니까 일로 쳐야 하니 이건 일의 한 부분으로 남겨 놓아야 할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강의료가 높아지고 있으니.


그럼 나에게 남은 직업은.


선생님과 소리노리 대표다.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선생님인 듯하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더 반짝이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특히 아이들과 잘 맞고 그들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도 나도 가장 빛나는 것 같다.

사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을 가르칠 때도 나는 신이 나서 진심과 정성을 쏟는다.

그건 아마도 내가 온 마음을 담아 만든 피아노 교재를 열정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기에 그런 것 같다.

내가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파서 세상에 내놓은 유아 피아노 교재 "소리콩"

 20권 이상을, 그것이 필요한 피아노 레스너들에게 소개할 수 있고 가르쳐줄 것이 많아서 기쁘다.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고 또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기쁘게 즐겁게 쉽고 재미있게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고.

선순환이 되는 것이 참으로 좋다.


직업은 취미와는 다르게 "욕심"이란 게 달라붙기 정말 쉽다.

그런데 그것이 따라와 버리면 맑은 물이 흙탕물로 변하기가 쉬워 늘 조심한다.

직업이든 취미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면 정말로 축복받은 존재다.

 

직업과 취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내가 잘할 수 있을 만큼 나와 인연이 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깊이 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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