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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07. 2023

<오늘 목요일인데 왜 이래>


1. 구직활동


오전에 카페에 드립커피 주문으로 출근도장을 찍고 나서 요즘 읽고 있는 Stollen focus(도둑맞은 집중력)을 폈으나, 저자 Johann hari(요한 하리)가 쓴 것처럼 나의 집중력을 흩트려 뜨리는 유튜브에 접속해 버린다.


그나마 덜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ted talk를 열면서, '영어강사인데 리스닝 연습을 해야지.'라는 핑계로 제목을 쫙 스캔한다. 그나마 약간 관심이 생기는 영상을 플레이시켜봤지만, 확 꽂히는 게 없기에 머릿속은 금방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찬다.


요즘 초등학교 외부 강사 모집 공고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데, 내년에는 한 군데 더 나가보려는 계획이기에 ted를 닫고, 그로부터 두 시간 동안 눈이 빠지게 내가 사는 지역과 학생 수와 학교 수가 많은 수원 지역 학교들을 검색했다.


한 군데는 아쉽게도 어제 자로 이미 모집이 마감되었고, 많은 경우 기존의 강사가 재계약을 하는지 영어 과목 공고가 없었다. 공고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까 하면서 경기도 교육청 싸이트에 접속하여 구인 섹션으로 들어가니 앞쪽에 떡 하니 한 군데 학교에서 공고문을 띄워놨다.


하나라도 발견해서 다행이다. 내일은 이력서와 제안서 작업을 하면 되겠구나.


이때 학교 수업 출발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2. 그 돈을 받아야 되나 1)


카페 건물 주차장은 기계식 타워 주차 시스템이다. 여느 때처럼 관리인 아저씨(사실은 할아버지에 더 가깝다)에게 주차증을 드리고, 셀프로 계기판에 내 차 번호를 눌렀다. 주차장 셧터가 내려오다가 바닥에서 30센티 떨어진 높이에서 갑자기 멈추더니 계기판에서 띠.띠.띠. 하는 소리가 난다.


관리인 아저씨가 와서 계기판을 살펴보는데 부저 소리가 계속 난다. 셧터 밑을 살펴보니 왼쪽에 염화칼슘 포대를 쌓아놓은 뒤쪽으로 빨간색 소화기가 셧터에 끼어있었다. 아저씨가 “아휴. 내 정신 좀 봐 이걸 왜 여기다 놨지?” 하시면서, 끼어있는 소화기를 빼내고, 다시 계기판을 조작해 봤지만 셧터는 묵묵부답이었다.


차에 있는 가방에 교재, 수업 강의 노트, 마이크까지 다 있기도 하고, 잘못하면 수업에 지각할 것 같아 다급해진 나는 업체에 전화 좀 해보시라고 아저씨를 재촉했다. 아저씨는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나보다는 덜 급했는지 전화를 끊고서, “오는데 한참 걸린데~” 이러시고 만다. 나는 계기판에 적혀있는 1522-**** 번호로 전화를 걸어 지금 상황이 이런데, 정확하게 언제 수리하러 올 수 있는 거냐고 묻자, 수리 기사님은 수원에서 이제 출발하신다는 답변을 들었다.


“할 수 없다. 아저씨. 저 택시 타고 갈게요. 이따 다시 와서 차 찾아갈게요.” 했더니, 아저씨가 급하게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한 장을 주시며, 당신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택시비를 받아 가라고 하시길래, 찰나의 망설임 뒤에 ”갔다 와서 생각해 보고 받던지 할게요 “ 하고 얼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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