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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07. 2023

<오늘 목요일인데 왜 이래>


3. 택시 기사는 아무나 하나


나의 빨리 좀 가 달라. 는 말 한마디에, 택시 기사님의 운전 솜씨는 기사님 성함이 ‘빗사이로 막가’ 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평상시 내가 운전했을 때 걸리던 시간을 삼십 프로나 단축하셨다.


덕분에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


주차 관리인 아저씨에게 돈을 받아야 할지 말지 아직 결정을 못해서 택시 요금 영수증을 챙겼다.


수업에 온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마이크가 없어서 선생님 목이 아플 수 있으니 오늘은 조용히 잘해보자.라고 설득해 보았지만, 결국에 내 목은 아프게 되었다.



4. 그 돈을 받아야 되나 2)


다시 택시를 잡아 타고 카페 앞으로 왔다.

갈 때는 7,500원이 나왔는데, 올 때는 8,800원이 나왔다.


7,500원 더하기 8,800원은 16,300원.


아. 택시비를 안 받기엔 금액이 생각보다 크다.


아저씨가 아까 내민 만원만 받을까?

아니야. 나 아까 늦을까 봐 발 동동 굴리고, 마이크랑 교재 없어서 힘들었잖아. 심지어 핸드폰 밧데리도 차에서 충전을 못해서 조마조마했잖아...


그래. 깔끔하게 15,000원 받으면, 나도 보상이 되고, 아저씨도 마음이 편할 거야.


이렇게 논리로 무장을 하고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관리인 아저씨가 반갑게 나를 맞아준다.

(약간 겸연쩍어하면서) 나는 두 장의 택시 영수증을 보여 드리며, 택시비가 이렇게 나왔는데요, 만오천 원만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저씨는 나 때문에 고생했다며 흔쾌히 지갑에서 만오천 원을 꺼내주신다.

나도 아저씨께 오늘 고생하셨다고 하면서, 셀프 출차를 했다.


이제 나의 목적지는 60km 떨어진 딸아이 숙소다.



목요일의 모든 미션을 마치고 내 방 소파에 이제서야 앉았다. 이제 생각해 보니 오늘의 에피소드들은 나 글 쓰라고 엘프(elf)가 장난을 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주차 관리인 아저씨께 택시비 안 받아도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내년에는 돈도 좀 더 벌었으면 좋겠고(나름 스웩~~)..아저씨께 맛난 거 뭐 작은 거라도 갖다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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