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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Mar 05. 2024

언니가 온다 4



언니의 인스타를 보고서야 언니가 베이킹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유는 재작년 가을에 언니가 나왔을 때의 일 때문이었다. 내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언니가-이제까지도 그래왔지만- 선 넘는 발언들을 연이어했었다. 그리고는 언니가 뉴욕으로 돌아간 후 나는 연락도 안 하고 몇 달을 보냈다. 언니한테서 온 "연락이 없는 거 보니 잘 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카톡을 보고서 나는 참고 있었던 화가 폭발해 버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언니에게 맞서서 내가 왜 기분이 상하게 되었는지를 세세히 적어 카톡을 보냈었는데, 이에 언니는 "그럼 그때 말을 했어야지. 몇 달 동안 그걸 부글부글 하고 있었냐. “라고 답해왔다. 이런 식으로 말싸움이 오간 날 이후 언니는 내 카톡을 ‘읽씹’ 하는 단계를 지나 ‘읽지도 않는 ‘ 단계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나도 ’ 그래라. 나도 연락 안 할 거다.‘ 이랬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언니가 잘 지내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게 되었다. 마치 헤어진 연인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듯이, 나는 틈틈이 ”잘 지내냐 “, ”보고 싶다 “ 등등의 카톡을 보내왔다. 전혀 답이 없던 언니가 이번주에 나온다고 피부과와 치과를 예약해 달라고 톡이 왔다. 나는 신속하게 병원들을 예약하고 답톡을 해줬다. 그리고 아빠가 바쁘셔서 내가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나가게 될 거라고 했다. 입국하는 날 공항에서 우리 집으로 와서 짐을 풀고, 오후에 강남 피부과 (모시고) 갔다가 딸아이 데리러 가야 하는데 같이 갈 거냐고 물었더니, ”구래“ 하고 답이 왔다. 아휴 언니라서 쥐어박을 수도 없고..


‘새벽에 공항 입국장에서 표정관리 잘해야지..‘

기 쎈 언니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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