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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un 29. 2023

<수박쥬스의 계절>


이맘때쯤이면 프랜차이즈 커피샾에서는 수박쥬스가 메뉴로 등장한다. 여름이 시작됐다는 지표다. 내가 다니는 카페 건너편에 있는 다른 프랜차이즈 수박쥬스가 더 수박이 많이 들어가고, 큐브 모양 수박까지 얹어줘서 갈 때마다 품절이 되곤 한다.


어지러운 상황들이 나름 정리 아닌 이고 지고 가야 한다는 체념을 하게 되니, 오히려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불안감이 희석되었다. 게다가 오늘은 그 양철북 두들기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비가 창가를 내리치고 있다.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 이런 노래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감성이 돋는 아침이다.


새 학교에서 시작한 영어수업 1분기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숙제 독려용으로 획득한 스티커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켓데이, 일명 시장놀이 하는 날이라 물건 가득한 커다란 백을 차에 실어놨다. 동심파괴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아이들이 원하는 물품들을 미리 조사하고, 아이브 포카(포토카드 줄임말 이라네) 등등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가능한 것들을 사모아 놨다. 어린이들이 이런 내 마음을 알려나 모르겠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자꾸만 동공에 힘이 풀리게 만드는 여름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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