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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Nov 04. 2023

<저녁에는 잠에 빠져든다>


온도 차가 큰 환절기라서 그런 것인지, 꺾어진 나이라 그런 것인지, 저녁을 차리고 대충 치우고 나면, 어느새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곤 하는 요즘이다.


갱년기 특정 불면증에 내 개인적인 일들로 한참 잠을 못 자서 고생이 심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다행 중에 다행인 일이다. 물론 중간에 일차, 이차, 삼차까지 꼭 깨어서 거실을 배회하곤 하지만 말이다.


하룻밤에 한 시간 정도 겨우 잘 수 있었던 시기에는 모든 게 부정적으로 생각되었고, 그러한 수면 부족은 사람의 감각 수용과 외부 자극 수용 방식을 극으로 치닫게 만들었었다.

 

저녁때 잠에 빠져드는 순간을 되짚어 보면, 요즘 흠뻑 빠진, 어디 가서 밝히기 뭐 한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웃다가 갑자기 잠이 쏟아져서 핸드폰을 옆으로 치워 놓자마자 골아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행복이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 감정이 뭔지도 아득하지만, 잠 못 자는 괴로움에 시달렸었던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행복 뭐 있나? 그까이거 그냥 뭐 대충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잠 못 드는 분들이 있다면, 나를 위해 맛있는 거 먹여주고, 좋은 풍경 보여주고, 햇빛도 쏘여주며 걸어주고.. 나를 많이 위해주라고, 나 아닌 타인을 위한 희생은 이제 하지 말라고.. 조용히 속삭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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