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

by hotlionheart

글루틴 열아홉 번째 주제는 루틴.


요즘 들어 부쩍 루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하루의 루틴을 완수함으로써 거창하게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식의 컨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이루틴"이라는 어플도 출시되어 상용되고 있다고 하니, 루틴의 광풍시대인가 싶기도 하다. 특히나 "모닝 루틴"은 성공으로 향하는 비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나 또한 어려운 시기에 오로지 나만을 위한 "책 읽기와 공부"라는 루틴을 3년 정도 유지했었다. 그때에는 게으름 피우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내 마음이 절박했었고, 그러한 루틴 덕분에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일상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나만의 루틴이 주는 성취감과 자기 효용성 이러한 것들이 바닥을 쳤었던, 또 하나의 키 워드(key word)인 자존감을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기도 했었다.


나만의 루틴이 없었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아직도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내가 구독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들의 영상에서 이 루틴을 중요시하고 철석같이 지키는 사람들이 반어적으로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루틴이 지켜지지 않고 어긋났을 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잉?” 하는 반응이었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가 만든 스케줄 표에서 벗어나게 되면 ‘나 이거 해야 되는데, 못했네.’ 하면서 안절부절못하면서, 심한 경우에는 자책도 하게 됐었다는 게 생각이 났다.


내가 이거 하루 이틀 못했다고 삶이 망가지는 것도 아닌데, 루틴에 대한 집착이 나 자신을 괴롭히는 또 다른 방법이 되었던 것이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에게는 매우 당연한 심리적 과정이면서 결과였다.


과유불급 (過猶不及) :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지나친 것이 결코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을 수는 없겠으나, 그렇게 표현될 정도로 지나친 것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루틴을 세우고 지켜내는 데서 오는 만족감, 성취감은 마음껏 누리되, 일상의 변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그것 조차도 못했다는 자책이라는 독소에 발목을 잡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나니까, 나 자신에게는 더 많은 여백을 허용하며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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