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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경 Nov 04. 2017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

관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가장 최선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 '예스맨' 등등, 우리 사회에서 꽤 호구성(?)을 띈 단어들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좋은 사람이고 착한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면 무시를 당하거나 진정한 나(자아:EGO)가 보이지 않는 그런 연상을 하게 된다. 뭔가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본인의 의견도 뚜렷하지 않은 채 남들의 의견에만 무조건 따르는듯한 언행들.. 그와 친분의 깊이가 있는 지인들은 답답해하면서 한마디 거든다.

" 얀마. 너도 네 의견 좀 말하라고. 쫌!!"


그렇다. 이들은 자신이 다른 이들로부터 거절을 당할까 싶은 두려움이 커서 무조건 다른 이들의 취향을 맞춰주는 일종의 강박증을 앓고 지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행동이 답답해 보일지라도 그걸 탓하거나 나쁜 쪽으로만 맹비난을 하기보다는 이들을 보듬어주고 감싸줘야 하는 것이 조금은 더 먼저다. 왜냐면 이들은 어렸을 적에 거절에 대한 큰 상처가 있거나 상처까지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그걸 크게 받아들여서 두려움을 한번 이상은 겪어봤기에 이러한 반응이 나오게 된 것이다. 애정결핍도 일종의 거절에 대한 반응이지만 이건 성격이 조금 다르니 여기서는 패스하겠다.


우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강박증의 원인부터 파헤쳐보자. 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전의 안 좋은 기억에 의한 거절의 상처를 내면에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부모 혹은 가족들에게 외면을 받거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던 경험이 있거나 같이 프로젝트를 실행했는데 내가 아닌 같은 조 다른 녀석이 인정받았다거나 했을 때 등등 그때의 상처를 안고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채 그러한 경험을 두 번 다시 경험하지 않고자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다. 그래서 내가 노오오오력해서 극복해야지,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겠어. 하는 다짐(이라 쓰고 욕심이라 읽는다)과 함께 자신을 철저히 없애가면서 무조건적으로 다른 이들의 입맛과 취향을 분석해서 섬기고 받들고 맞춰주기 시작한다. 주변으로부터 저 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라는 평판은 얻지만 정작 내 안에 있는 자아는 소멸 직전이다. 그러고 나서 뒤돌아보면 이미 바닥난 마음의 에너지와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몸뚱이와 또 소멸 직전의 자아를 바라보는 자신의 깊어진 슬픈 눈 만이 남아있음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욕심을 버리는 길은 과연 무얼까? 그것은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음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연약함을 안 고있는 인간이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남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그 사람의 그런 생각과 행동에 더 존경을 표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 솔직해진다. 더 심하면 자기혐오가 되겠지만 그런 것과는 방향이 다른 건강한 자아로 가는 확인을 휘한 첫걸음임을 우선 언급하고 싶다. 또 한 가지는 아주 약간씩이라도 주변인-가급적 가장 친한 절친이나 가족-들에게 나의 이런 연약한 부분을 알려서, 내가 이 부분을 천천히라도 극복해가며 조금씩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노력을 해가는 것이다.  


우리에겐 스스로 생각하고 나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자유의지가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사회로 나오기 전에 잘못된 사고방식을 배워-주입식 교육의 폐해-서 나오면서부터 생각을 스스로 하게 되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 아닐까?  거절 감도 거절감이지만 나 스스로가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게 싫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 주는 게 싫어서 그들에게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거라면.. 물론 그 부분도 이해는 가지만 그거야 말로 내 자아를 없애는 가장 빠른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내 자아가 병들지 않으려면 싫은 소리라도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은 선에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처세가 약간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난번 내가 이런 일로 인해서 너의 태도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해봤는데, 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 하지만 내 입장에선 너의 행동은 조금 배려심이 필요했다고 본다. 난 그때 너의 배려심이 좀 필요했었거든 하면서 상대가 되려 당신에게 미안함을 표하도록 하는 말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경우같이 역지사지를 하고 그 사람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감정이 상하고 다친다면 그 상한 감정에 대한 부분을 부각해서 상대가 알도록 표현을 해야 한다, 단순히 나 너 때문에 기분 상했어!라고 대놓고 말하는 게 정말로 힘들다면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또 그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자유의지를 갖고 태어났다. 소중한 존재인만큼, 그것을 표출하는 것 또한 내 자아를 지켜가는 의무 중에 하나다. 그런 것을 무시한 채 그저 다른 이들의 입맛에 맞추는 나 자신이라면 어느 날에는 결국 성격장애나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병을 얻게 된다. 내 건강한 자아를 지키려면 조금씩 스스로에게 용기를 부여하고, 그 용기를 통해서 내 속에 있는 말을 하나둘 씩 꺼내도록 연습해야 한다. 조금 더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토닥토닥을 해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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