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sip에 지쳤을 때
누군가가 ‘남의 험담’을 너무 많이 하면 들어주다가 지치고, 누군가가 ‘본인 얘기’를 너무 많이 해도 질린다.
근데 누구를 만나서 ‘남 이야기’나, ‘내 이야기’를 안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렇게 해서 남 얘기든 내 얘기든 하다 보면 너무 많이 하게 되고, 애를 써도 그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참 어렵다.
게다가 성격이 원체 오지랖이 넓어서 누가 힘들다거나 괴롭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질 못 한다.
들어주다 보면 내 머리와 몸이 아프고, 해결해 주려고 그들 사이에 끼는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골치 썩는 일을 겪게 된다.
어머니의 사는 법 中
사람들이 남의 험담을 하면
세상에 숭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했고
말소드레기 일으키는 것들
상종 안 한다는 말도 했다
말소드레기란
말을 옮겨서 분란을 일으킨다는 뜻인데
어머니는 남의 일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고
호기심도 없었다
밥 먹고 할 일 없는 것들,
내 살기도 바쁜데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그럴 새가 어디 있느냐
말소드레기 일으키는 것들 상종 안 하고 싶지만, 하루 열 시간씩 옆에 앉아 일하는데 무시하는 것도 참 어렵다.
적당히 들어주고, 적당히 해야지.
남의 이야기 중에서도 불륜이나 이혼이나 그 밖의 다양한 사고들은 그 소재만으로도 자극적인 데다, 솔직히 나도 궁금한데 어찌 듣고 말하고 하지 않을 수가 있을지.
그러다가,
그렇고 그런 쓰잘데 없는 얘기를 하다가,
문득 박경리 시인 어머님의 말씀에,
나 살기 바쁘면, 나 살기 바쁘면..
그 말이,
그 태도가,
잔잔한 반성을 데리고 느릿느릿 다가온다.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