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날개달기 Sep 23. 2024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by 마티아스

겸손함을 가르치는 겸손함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 이라든지, ‘현명한 사냥꾼은 사냥감의 수를 실제보다 줄여 표현’한다는 부분 등은 그래도 작가의 의견이라 할 만했다.



물론 그조차도 많이 들어온 얘기고, 꼭지마다 유명 사상가 등의 발언을 볼드체로 넣어 신선함은 없었다.



하지만 ‘화려한 공작새가 가진 깃털의 약점이 숨은 탁월함’을 뜻한다거나, 겸손과 지혜를 동일 시 하는 부분에서는 이거 더 읽어야 하나 시간낭비인가 고민하게 만들었다.



심산이 뒤틀린 내 탓이라 생각하고 참아가며 정독을 마친 지금, 이 책에 대해 할 말은 하나뿐이다.



겸손하라면서, 겸손이 현명한 태도라면서, 왜 작가는 이 책을 냈을까?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가 있다.



어린 자녀에게 겸손을 가르칠 만한 글을 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겸손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아이들이라 한들 겸손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 생각조차도 경솔하다.



단, 겸손하지 않은 사람들-직장상사, 후배, 자녀, 지하철 옆자리 쩍벌남 등-에게 많이 지쳐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지하철에서 옆사람을 배려해서 다리를 오므리는 당신은 옳게 살고 있는 거라고 말해 주는 책이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죽음의 수용소에서 by 빅터 프랭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