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말씀을요
<기본 문형>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응용 문형>
천만에요.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그려
I 부정함으로써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언어
A: 차린 것이 별로 없지만 맛있게 드세요.
B: 차린 것이 없다뇨?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여느 다른 나라 말들도 그렇겠지만, 유독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의 정서를 잘 이해해야 하고 그 특징을 말속에 잘 담아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어가 어렵다고 느껴지나 봅니다. 위의 예문에서와 같이 B를 저녁식사에 초대해서 진수성찬을 차린 식탁 앞에서 A가 이렇게 말합니다. '차린 것이 없어요.' 부정적인 표현으로 겸손하게 자신의 수고를 말합니다. 이는 비난의 말에 대한 완충을 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자신을 내세우게 되면 초대받은 이는 일방적 수고로움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식탁에 앉아야 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배려의 표현인 거죠. 환대를 받았으니 이에 걸맞게 응해줘야 하는 것이 말의 기본적인 태도죠. B도 그 마음과 정성이 고마워 이렇게 답을 하네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여기서 별말씀이라는 말은 '생각하지 못한 말'이라는 뜻입니다. 앞에 붙은 별은 한자어 '別 [다를 별]'입니다. 구분을 짓다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다르다로 쓰입니다. 무엇과 다르다는 것일까요? 당신이 말한 것처럼 차린 것이 없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할 줄 몰랐는데 생각과 다르게 겸손의 말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실과 다르다'가 아닌 '생각과 다르다'에 이 표현의 방점이 있는 것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상대방의 말에 집중해서 유별나고 특별하고 평소와는 다르게 격식을 갖추어서 말씀을 하십니다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속뜻은 응대하는 이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놀라워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하는 점은 상대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거죠. 이 또한 느슨하게 생각했던 자신을 부정함으로써 응대의 겸허한 표현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A는 자신의 행위와 그 결과물의 가치를 낮추어 표현하고 B는 자신의 기대를 넘어서는 환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게 되는 거죠. 부정적 언어면서도 겸손과 예의 바른 연대의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I 비슷해 보이나 전혀 다른 '별말씀'
비슷하게 사용하지만 전혀 의미가 달라지는 표현으로는,
-선생님께서 그 문제에 대해서 별말씀이 없던데.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다르다'는 의미가 아니고 '특별한'이라는 뜻이 됩니다. 보통 두 개의 표현이 다르다고 알고 있지만, '별말씀이십니다'도 '특별하게 말씀하시네요'처럼 사용하며 말씀의 대상이 상대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별말씀이십니다'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말씀을 하시네요'이고 '별말씀이 없더라'는 '그분이 특별하게 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말의 주체가 확연한 차이가 있는 거죠. 내가 말하고 있는 표현에서 행위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화자의 언어에 대한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래야 상대를 위한 적확한 존중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언어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겸양의 언어로는 어떤 표현들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