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해 없이 낮이 길었던 하지였다
달 없이 밤이 긴 것은 이상하지 않은데
여름의 초입에서 지나치게 달궈진 날을
먹구름이 펼치며 간간히 흩뿌리는 비로
무엇이든 할지 말지를 주저하게 만들던
늘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내게 책망하는
뭐라도 좀 하지 그래
하지는 그런 날이다
낮을 최대한 늘려줄테니 세상으로 달려들라는
우크라이나에서는 모닥불을 피우고 춤을 추고
이바나 쿠팔라는 작은 오아시스 같은 날이 된다
풍년을 기원하며 하루를 즐기는 하지는 축제다
아무튼 하지는 긴 낮을 수동적으로 겪는 날이 아닌
가장 역동적으로 하루를 엮어내는 몸짓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