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부러진 건 실이 아니었어
언제나 지금이 가장 가혹하고 참혹하다
백 년 전을 배경으로 한 어느 덴마크 영화를 보고 쓴 짧은 평이다
죽지 못해 살거나
죽지 못해 죽이는
그 대상이 타자가 아니어도 무방할
상영 내내 흑백화면은 핏빛이고 그림자투성이다
아무리 가려도 드러나는 주머니 속 송곳처럼
화면은 느려도 심장은 빠르게 요동친다
운명보다 더 날카로운 욕망이라는 바늘에 고문당하는 관객을 끝까지 설득한다
잘한 결정입니다
어쩔 수 없이 슬픈 결정을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는 모진 말로 들린다
다 잘 될 거라는 위로처럼 무책임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