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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무엇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을까

by 이숲오 eSOOPo

세모歲暮가 되면 신을 생각하게 된다


말벗을 찾다가 시몬 베유를 호출한다


인간을 불행으로 떠미는 중력과 이에 반하는 은총이라는 초자연에 천착한 프랑스 철학자


그(여성이다)라면 기꺼이 내게 시간을 내어줄테지


복수는 균형을 맞추려는 것에 불과하며 나쁩니다 상상의 일이기 때문이죠


그의 말에 솔깃해 의자를 당겨 앉는다

지성으로만 달려온 한 해의 끝에서 간과한 영성이 그 거친 빈틈을 메운다


그의 삶의 궤적에 비하면 안온한 시간이지만 처지 속의 각각은 숨이 차다


풀꽃처럼 당연하고 물풀처럼 부유하는 그의 말들은 곱씹을수록 멍하니 멈추어 서게 한다


나의 신이여!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게 하여주소서!
-Simone A. Weil-


그와 함께 할수록 다시 삶의 깊은 아름다움과 가치의 푸르름으로 걸어가게 하는 강한 힘을 느낀다


모순되는 것들이 관계를 맺으려면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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