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몸매가 가장 아름다워요
책을 읽을 때의 자세는 무수하다
하나의 자세를 지키기 어렵다
책을 펼 때의 자세와 덮을 때의 자세는 다르다
자칫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시작한 독서는 이내 책이 베개를 대신하거나 배꼽을 덮는 이불이 된다
독서대에 놓고 하는 독서는 허리를 곧추 세우게 한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고정대를 의식한다)
책이 무거울수록 자세는 자주 바뀐다
한 손에 들기 힘들 정도가 되면 바닥에 두고 옆으로 누워 보기도 한다
한쪽 팔은 손을 꺾어 볼받침이 되고 늘어진 배는 바닥에 풀어져 안정감 있는 자세가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팔이 저리면서 반대쪽 팔로 바꿔야 한다 이때 책은 들어 반대편 바닥으로 옮기고 다시 비스듬히 눕는다 이때 한차례 배가 출렁이고 허리에 힘을 줘 몸을 틀고 다리를 모은다
독서는 이처럼 온몸을 쓰는 육체적 행위다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소쩍새보다 건강해야 한다
묵직한 벽돌 같은 책을 들고 있으려면 근력도 필요하고 맥이 끊기지 않는 독서를 하려면 자주 연락 오지 않는 빈약한 인간관계도 필요하다
독서도 기도처럼 음악을 들으며 하기 어렵다
어둡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 수도하는 수도승처럼 죽음을 맛보고 신과 만나고 스스로 참회하고 묵은 언어를 세탁한다
내겐 독서가 그렇다
그러니 아무 책이나 읽을 수가 없다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을 읽는 건 시간보다 자세낭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