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미래의 리더십'이라는 워크숍 프로그램의 강사의 자격으로 강단에 서 있었다. 앉아서 강연을 듣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기업 CEO나 회사 중역들이다. 강연 후반부는 논어의 '계씨 편'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인용하고 있었다. 이는 앞서 질문한 물음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참석자의 질문은 자신의 경험을 필요 이상으로 곁들이며 길고 장황했지만 핵심만 추려 말하자면, '앞으로 리더들은 어떻게 말로 소통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몇몇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공감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공자는 왜 시를 배우는 것과 말을 연결했을까요?
여기서 말하는 '말'은 리더의 말을 의미합니다.
말로써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은 리더로서의 말을 못 한다는 거죠. 시는 감성의 첨단에 위치한 언어입니다. 그저 말랑말랑함만을 감성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그건 감성의 본질을 간과한 겁니다. 감수성은 공감력입니다. 요즘의 익숙한 말로 바꿔서 이르자면 소통능력을 뜻하죠. 가슴에 시를 품고 있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를 상상해 보십시오.
노인은 마치 여기 모인 이들의 리더인 듯 보였다. 더 나아가 리더로서 절제의 언어, 자기 통제의 언어, 확장의 언어로 나아가게 하는데 시가 도움이 되며 낭송하는 습관은 그 어떤 리더십 스피치보다 효과적이라는 대목에서는 큰 박수가 나왔다.
그 후로 다투듯 질문이 쏟아졌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가 좋으냐라든가 추천 시인을 알려달라는 것 따위였으나 노인은 우회적으로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