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어제 오후 문자를 통해 시낭송대회 본선 진출자로 선발되었음을 통보받았다. 주최 측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시낭송 모임에서 소년을 포함해 3명의 지원자가 보인다.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를 리더에게 보내려는데 앞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다.
-본선친출을 축하합니다. 내일 오후 6시에 첨부한 장소로 모여주세요.
특별한 호칭이 없는 걸 보니 동시에 보낸 듯하다. 시치미 모임 장소로부터 꽤 거리가 있는 장소였다.
Recitation Cafe TENICORTIA
약속 장소는 의외로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충분한 간격의 건물들이 섬처럼 듬성듬성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시낭송 카페?
여러 특성 있는 카페들을 가보았지만 시낭송 카페는 생소했다. 시낭송을 음악 대신 틀어준다는 건지 시낭송 무대가 있어 노래 대신 공연을 한다는 건지.
그 어떤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적이지 못할 것 같았다. 그저 어떤 이들이 올까에만 궁금증이 모아졌다. 초행이라 서두른 탓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소년은 두리번거리다 참석인원이 앉을만한 규모의 자리를 골랐다. 어깨에 맨 가방을 내리면서 벽에 걸린 사진에 눈이 갔다. 리더의 공연 사진이다. 다른 자리의 사진들도 온통 리더이다.
리더가 운영하는 카페구나 추측하는 사이 문쪽에서 리더가 소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더운데 찾아오느라 힘들었죠?
-아니에요. 약도가 친절해서 헤매지 않았어요.
근데... 카페 이름이 무슨 뜻인지...?
테니..코티.. 테니스 코트가 연상되는 이름이 아까부터 궁금했다.
-하하. 테니코르티아라고 읽으면 돼요. 어렵죠?
리더는 자주 받은 질문처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애너그램 같은 거예요.
-애..너. 그램 ? 그게 뭔가요?
-일종의 언어유희라고나 할까. 알파벳으로 하는 놀이죠. 라벤더(Lavender)의 단어를 재조합하면 에버랜드(Everland)가 만들어지잖아요. 테니코르티아(Tenicortia)는 시낭송이라는 영어단어(Recitation)의 애너그램이에요. 제가 카페이름으로 만들어봤는데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