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시낭송이 필요하다 28회

Welcome to TENICORTIA

by 이숲오 eSOO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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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어제 오후 문자를 통해 시낭송대회 본선 진출자로 선발되었음을 통보받았다. 주최 측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시낭송 모임에서 소년을 포함해 3명의 지원자가 보인다.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를 리더에게 보내려는데 앞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다.

-본선친출을 축하합니다. 내일 오후 6시에 첨부한 장소로 모여주세요.

특별한 호칭이 없는 걸 보니 동시에 보낸 듯하다. 시치미 모임 장소로부터 꽤 거리가 있는 장소였다.


Recitation Cafe TENICORTIA


약속 장소는 의외로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충분한 간격의 건물들이 섬처럼 듬성듬성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시낭송 카페?

여러 특성 있는 카페들을 가보았지만 시낭송 카페는 생소했다. 시낭송을 음악 대신 틀어준다는 건지 시낭송 무대가 있어 노래 대신 공연을 한다는 건지.

그 어떤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적이지 못할 것 같았다. 그저 어떤 이들이 올까에만 궁금증이 모아졌다. 초행이라 서두른 탓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소년은 두리번거리다 참석인원이 앉을만한 규모의 자리를 골랐다. 어깨에 맨 가방을 내리면서 벽에 걸린 사진에 눈이 갔다. 리더의 공연 사진이다. 다른 자리의 사진들도 온통 리더이다.

리더가 운영하는 카페구나 추측하는 사이 문쪽에서 리더가 소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더운데 찾아오느라 힘들었죠?

-아니에요. 약도가 친절해서 헤매지 않았어요.

근데... 카페 이름이 무슨 뜻인지...?

테니..코티.. 테니스 코트가 연상되는 이름이 아까부터 궁금했다.

-하하. 테니코르티아라고 읽으면 돼요. 어렵죠?

리더는 자주 받은 질문처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애너그램 같은 거예요.

-애..너. 그램 ? 그게 뭔가요?

-일종의 언어유희라고나 할까. 알파벳으로 하는 놀이죠. 라벤더(Lavender)의 단어를 재조합하면 에버랜드(Everland)가 만들어지잖아요. 테니코르티아(Tenicortia)는 시낭송이라는 영어단어(Recitation)의 애너그램이에요. 제가 카페이름으로 만들어봤는데 어때요?

리더는 어깨를 으쓱하며 처음 말하듯 재미있어했다.

시낭송 카페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었으나

때마침 다른 멤버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