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3
최종본이 월요일에 인쇄소에 넘겨졌으니 지금쯤이면 한창 기계가 돌아가고 있겠다.
아직 인터넷서점의 미출간도서 혹은 예약판매 도서로 지정되어 있어서 당장은 만져 볼 수 없다.
다음 주 초가 되면 실물이 손에 쥐어질 것이고 인터넷 서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대형 서점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것이다.
두 번째 경험하는 출간이지만 여전히 새롭고 낯설다.
첫 번째 책은 출간 자체만으로도 설레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사실 이번 출간도 무엇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 막연한 기대감과 불안감을 보다 현명하고 신중하게 대처하고자 이 시리즈물을 쓰기로 했다.
이름하여 <출간 허니문>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으나 약 열흘 가량을 매거진에 담아보려고 한다.
팬데믹에 출간했던 첫 번째 책 <성우의 언어>는 1년 내내 출간 허니문이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2924134
소소하지만 예스24에서 화술/협상/회의진행 부문도서 베스트top100 12주를 하기도 했다.
한 지방에서 개최한 저자와의 대화(혹 독자와의 대화)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화가, 건축가, 의사, 교사, 음악가를 비롯해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내 책을 읽고 저자인 나를 초청해 만남을 갖는 시간이었다.
간단한 특강, 자연스러운 Q&A, 격식 없는 사인회, 다과회로 이어지는 시간을 보내며 책 하나 썼다고 이렇게 호사를 누려도 되는가 과분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책 제목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눈 밝게 행간을 잘 읽어낸 고급독자들이었다.
부제는 없었으나, 굳이 달아보자면
'더 나은 말하기를 위하여'
누구나 성우를 동경하지는 않지만 말하기를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가진다.
나는 그 도구를 성우에서 가져왔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말하는 일
가장 나답게 말하는 일
그것은 단순한 테크닉의 문제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책은 전체를 읽어나가는 내내 요령보다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유도한다.
조금 다른 질문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문제해결이 쉬워지는 건 무릇 말하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말하기에 관심을 가진 화두가 점점 몸을 관통해서 마음, 생활, 관계, 소통으로 이어진다.
이번에 나올 책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여러 지향점을 지닌 책이지만 그중 하나는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스러워도 나답게 말해도 말의 결이나 무늬가 조악하면 매력이 감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감수성은 상호 간의 소통에서 절대적이다.
타인에게 가 닿으려는 노력이 감수성에서 써야 할 에너지의 핵심이다.
두 주인공은 그것을 줄기차게 고민하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두 번째 책의 장르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