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Aug 19. 2023
춤이란 무엇인가
일본 에도 시대의 우키요에 화가를 다룬 영화 <호쿠사이>를 볼 때만 해도 몰랐다.
그림으로 세상을 바꾼 인물을 연기한 그가 사실은 이미 춤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댄서였다는 사실을.
몸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강한 인상이 남았던 그였다.
그의 이름은 타나카 민.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 갔다.
그의 춤을 슬프도록 아름답게 담아낸 이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이다.
1966년 무용활동을 시작으로 1978년 파리 데뷔 후 타나카 민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난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5개국을 다니며 90번의 공연을 한 타나카 민의 춤의 여정을 담고 있다.
어떠한 장르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의 춤은 가히 독보적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도 그를 담을 다큐멘터리를 한 마디로
육체에 깃든 시간과 공간의 대화에 대한 기록이라고 명명한다.
움직임의 씨앗을 받아 키운다
타나카 민은 춤을 추지 않는 동안에는 농사를 짓는다.
그는 무용이 아닌 농업을 통해 만들어진 몸이다.
그에게 춤이란 무엇일까
춤은 내가 그 장소에 존재하는 방식
내가 나답게 지금 바로 이곳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같다.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했을까.
그의 춤은 유사 반복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만 나오는 몸짓들로 공연은 구성된다.
그래서 지금의 공간에 집중한다.
로터스 포커스!
공간과 장소마다 유일하게 펼쳐지는 육체의 향연.
그는 시간과 공간의 대화를 춤을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