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Aug 25. 2023

즐거운 학문

0439

☆니체의 기일에 니체를 읽어볼까☆


나는 추종하는 것도 이끄는 것도 싫어한다.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두려움을 주는 자만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산과 바다의 동물들처럼 나를 잠시나마 잊고,

아름다운 옆길로 빠져 생각에 잠기는 것.

이윽고 나를 먼 곳에서 집으로 불러들이는 것.

나 자신을 자기 자신에게로 유혹하는 것.

                                       -니체 <즐거운 학문>중에서


......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가 죽은 날이 오늘이야!

그렇다면 그를 기억하기에 적당한 책을 골라보자.

그의 사상적 흐름을 계절에 굳이 빗대어 말했을 때

여름과 가을로 넘어가는 그러니까 처서에 가까운

<즐거운 학문>은 사상의 경계점에 있기도 하니까.


경계는 두렵고 불안하다고들 하는데 꼭 그럴까?

왜 이리 매혹적이고 설레고 가슴이 설레는 거지

人間도 時間도 空間도 모두 경계를 품고 있잖아


생각해 봐! 정말 중요한 건 경계에 있었다는 걸!

그녀의 목소리도. 내 목소리도. 니체의 목소리도!



#이책은정오쯤읽어야제맛

#제목에속지마즐겁진않아

#넘두꺼우면내소설읽어

#무료도서증정신청은마감

#난아름다운옆길로갈거야



나는 지금 니체도 가보지 못한 그곳!

목포로 홀로 떠난다.

여행은 기다리지 않는 것들과
무작정 약속하는 일!

늘 그곳에 있던 일상의 것들이 나를 맞이할 것이다.

니체  말마따나 나를 나에게로 유혹하는 짓 중에서 독서 다음으로 여행만 한 것이 있을까.


지난 목요일에 문득 미음으로 시작하는 도시로 떠나기로 했다.

마산.. 밀양.. 묵호.. 목포가 떠올랐다.

오늘의 운세에서 길한방향을 보니 서남쪽!

그럼 목포가 운명이구나!

작년 지인의 초대로 건맥(건어물 맥주) 축제를 즐기러 한여름에 불쑥  적이 있었다.

너무 더워 내가 건어물이 되었던 친근한 추억이 있는 도시다.

급하게 발음하면 '목표'가 되는 이도시가 오늘 여행의 목표점이다.

주섬주섬 나의 오래된 보스턴백에 소지품을 담는다.

여행이 엉뚱한 점은 평소 소홀했던 물품을 꼭 챙기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대일밴드.. 발톱깎이.. 비상간식.. 조명탄.. 손전등..

무인도를 상상한다.

단 이삼일 여행에 사막을 건널 태세다.

넣고 싶은 걸 다 넣었다가 가방이 투명하다 가정하고 부끄러운 것들을 다 빼니 가방이 날씬해졌다.

여행은 부족한 채로 떠나 충만한 채로 돌아오는 것!

결핍의 진수를 느끼고 한계의 확인을 하고 오는 것!

이번 여행의 목적은 하나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진부한 명제를 대체할 문장을 구해오는 일을 해본다.

너무 스스로 부담 갖지 않고 놀이 삼아!




매거진의 이전글 너는 어느 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