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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진득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흐르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점차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이 걸러진다.
그래서 바라보기다.
본다.
본다.
보온다.
길게 본다.
가려낸다.
얼핏 보다가는 크게 놓친다.
놓치는 것은 다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관찰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관찰은 주의를 하며 보는 것이라면 바라보기는 걸러내기에 방점이 찍힌다.
잘 바라보기는 잘 걸러내기다
걸러내지 못하는 것은 길게 보는 여유를 잃어서다.
시간과 시선이 함께 굴러가야 한다.
순간 포착으로는 온전하게 대상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급히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을 여유롭게 내려오며 제대로 만날 수 있다.
빨라서 미덕인 분야가 많은 세상이지만 '봄'에 있어서는 느리고 천천히가 지혜로운 '봄'이다.
순간을 영원으로 보라고 잔상이 존재한다.
느려도 대상은 떠나지 않는다고 그렇게 안심을 시켜줘도 우리의 급한 시선이 대상을 떠나보내고 만다.
바라보다가 마침내 피어나는 감정은 대체로 사랑이다.
바라보는 것은 그토록 능동적이고 활기찬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아니라 보면 볼수록 사랑이 움튼다.
그것은 사물에게도 통하는 이야기다.
너무 귀하게 구한 인형이나 프라모델들은 기능이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물은 생기를 품는다.
보다보다보다보다보다보다보면 플라스틱의 성질이 걸러지고 내가 수놓은 감정과 언어들이 촘촘히 그 자리를 대신해서 박힌다.
그것은 온전히 눈을 통해서만도 가능하다.
눈은 외부세계로의 채널이고 브릿지다.
가장 오래 바라본 사물과의 터널은 깊고 웅장하고 유니크한 연결체다.
어린 시절 절친과 노닐던 종이컵 전화기 같은 것이다.
시선에는 보이지 않는 명주실 같은 연결 선이 있어서 오래 볼수록 거미줄처럼 질겨지고 견고해진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경험할 수 있다.
나의 브런치스토리를 30분간 바라보라.
그리고 걸러내라.
그러고 나서 눈앞으로 손을 내밀어 연결된 미세한 밧줄을 당겨보라.
거기로부터 고기잡이 그물에서 지느러미버둥치는(언어에는 발이 없으니!) 그대만을 위한 언어들이 팔딱팔딱 걸려 그대의 가슴으로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