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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Nov 27. 2023

겨울비 변명

0533

미치지 못했구나

충분히 계절에 다다르지 못한 겨울비가 내린다.


미흡한 모습은 소식이 된다.


정착하려면 무르익어야 한다.


낮아지고 낮아져야 안착한다.


그리워하다 보면 닿는다.


겨울비는 다른 계절의 이름을 단 비들과 달라서 변명이 풍성하다.


눈이 되기 위한 워밍업


불만이 없는 변명은 서글프다.


겨울비는 슬픈 노래로 흐른다.


겨울비는 내려앉은자리에서 본색을 드러낸다.


차가운 바닥에서

서늘한 가슴에서

비로소 얼어붙는다.


온순하게 내려와 거칠게 몸부림친다.


겨울비는 식물에게 고통을 준다.

세상의 변명은 수용자에게 고통을 준다.


겨울비가 데려올 것들을 두렵게 기다린다.

그것의 공통은 단련의 도구들뿐이다.

기꺼이 달가워하기엔 각오가 우산처럼 필요하다.


한 해의 끝에 겨울을 배치하고 마련한 것은 인간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다.

자기는 뜨거워야 단련되고

인간은 차가워야 단련된다.


내 안의 부끄러움을 꺼내
겨울비에 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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