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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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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올해 마지막 금요일 아침 일찍 나선다.


무엇이든 마지막은 귀하고 특별해 보인다.


겉으로는 이전과 다를 바 없으나 이를 마주하는 우리 태도와 시선이 유난하다.


숭고해지기도 하고 살랑거리기도 한다.


마디마다 한숨과 환호가 들어있다.


마지막을 벼랑 끝으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출발선상으로 보기도 한다.


마지막은 정점이었다가 정지점이 된다.

마지막은 가만히 마주하기도 하고 부딪혀 겪어내기도 한다.


마지막을 눈으로 소비하느냐 발로 생산하느냐는 각자의 의지다.


그래서 마지막은 처음보다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


인간이 아낌없어지는 유일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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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선언하는 자는 변덕스럽거나 비겁한 게 아니다.


오히려 강한 자만이 마지막을 '창조'한다.


나약한 자는 마지막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결국 유보하고 만다.

마지막이라는 열쇠를 타인에게 넘겨준다.


마지막은 끝이 아니다.

다채로운 시작의 동력이 된다.


시작이 늘 환영의 것은 아니나 마지막이 회피의 대상도 아니다.


세상은 좋은 시작을 독려하는 것으로 차고 넘친다.


오히려 마지막을 잘 다루는 지혜를 지니고 싶다.


그곳에 미스터리한 삶의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평일을 끌어안고 마지막이 주는 철학적 힌트를 읽어내는데 주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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