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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마감

0625

by 이숲오 eSOOPo

날마다가 마감일이다.


하루의 단위는 살아내기에 안성맞춤이다.


글쓰기는 다시 오르는 산이다.


자고 나면 하산한 상태로 돌아온다.


어제도 내일도 올라야 오른 것이 된다.


끝없는 반복이지만 한 번도 서로가 닮은 적이 없다.


하루는 수월하고

하루는 만만찮다


조급해도 걸어야 하고

한가해도 뛰어야 한다


적어도 마감으로 가는 걸음은 거침없고 거짓 없다.


소금을 뿌리다가 꽃잎을 뿌린다.


https://brunch.co.kr/@voice4u/184


이전에 한 번도 쓰지 않은 문장을 쓰기로 다짐하고 앞으로 절대로 쓰지 않을 문장을 함부로 쓰고 만다.


지겨운 적이 없지만 무료하고

즐거운 적이 없지만 유쾌하다


미뤄보았자 자정 앞에서는 꼼짝 못 하고 쓴다.


글쓰기는 흐르는 물에 손 씻기다.


한 번도 같은 물에 씻어본 적이 없다.


같은 행위이면서 같은 몸짓이 아닌 것은 글쓰기의 아이러니다.


진화하지 않으나 깊어지고

익숙하지 않으나 넓어진다


펜 끝은 땅으로 향하지만

생각 끝은 창공으로 향한다.


마감의 끝이 없다고 불멸하지는 않으나

내가 앞으로 마감으로 달려가며 써 내려갈 문장들은 불멸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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