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Feb 28. 2024

블록버스터

0626

거창하고 웅장한 지루함이다.


미래의 시점도 까마득하게 멀리 던져둔다.


상상 그 이상의 첨단으로 세상을 돌아가지만 인간은 그대로이다.


욕망

질투

갈등

사랑


인간의 감정은 발전하거나 진화하지 않는다.


차가운 문명의 이기만이 지나치게 달려가 있다.


물, 공기, 햇빛이 숭고해지는 때가 오면 다시 원시부족 같은 문화가 도래한다.


관람석을 뽑아낼듯한 굉음의 사운드

스크린 밖으로 터져 나올 듯한 거대한 스케일

고대 성경이나 예언서를 읊는듯한 낯선 언어들


세 시간 내내 몰아치는 장면들은 한시도 세심하게 주인공들의 처지를 넋두리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너무 큰 영화는 눈은 즐거운데 귀가 즐겁지 않다.


이미지를 구현하는 재간도 어느 정도 넘어서면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진다.


상상의 욕망을 따라잡지 못하고 헉헉거리다 제풀에 죽는다.


분명 거대한 자본으로 만든 이 블록버스터는 흥행할 것 같다.


그저 내 문화적 입맛에 맞지 않을 뿐이다.


다시 작은 아트무비들이 보고 싶어 진다.


우리네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영화들이 보고 난 후의 울림은 블록버스터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조증 희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