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Mar 28. 2024

비움과 배움

0655



비 오는 날에는 비우게 된다.


거리로 나가려는 마음도 비우고

거리를 만들려는 생각도 비운다


차분하게 빗소리를 들으며 비 내리는 풍경을 눈에 담는다.


비는 직접 내 몸에 닿지 않으나 비의 운치에 감성과 기분은 젖어든다.


배움도 그렇지 않을까.


젖어드는 것

스며드는 것

결국엔 비워진 상태를 낯선 감동으로 물들이는 것.



비오다-비우다-배우다


일련의 흐름은 글자의 모양새만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태생적으로 기원은 다르지만 다다른 그곳에서 닮아버렸다.


닮아지면 닳아질 텐데!


이를 어쩌면 좋아.


서로로 인해 닳아지는 것은

서로에게 닿는 것이니 그리 통곡할 일만은 아니다.


아. 잠깐!


저기서 빌다와 비비다가 둘이 손잡고 오며 둘의 궁합을 봐달라고 조른다.


이들도 비우다의 먼 친척벌이니 모른 척할 수가 없어 애매하게 승낙하고 만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확행 함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