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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분주 밖에 두는 것에서 오는 착시효과다.
삶의 고단함은 연속성에 놓여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나로 온전히 살지도 못하면서 나로부터 잠시도 벗어날 수 없어서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라도 간헐적으로 지니며 한숨 돌리려 한다.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특수하게 옥죄는가.
숨쉬기... xx소통들... oo생활들... OO관계들...
삶은 부단한 것들을 늘려가는 일이다.
아무도 보장한 적 없는 막연한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 지금 끊어지려는 것들을 이어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내 것을 잇기 위해서 남의 것을 끊기도 하고 남의 것을 흉내내기도 한다.
보아도 보아도 알 수 없다.
이어도 이어도 매번 모른다.
실력이 누적되지 않고 진화되지 않는다.
항상 다시 시작하면서 익숙한 척 자신을 속인다.
그러기에 분주함들이 무료한 채 원운동을 하나보다.
다시 마음을 움켜쥔다.
놓을 곳을 살피다가 분주의 테두리 안 쪽에 던져 놓는다.
마음만 잘 배치해도 견딜만한 중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