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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pr 17. 2024

무료한 분주

0675

바쁜데 애오라지가 없다.


마음이 자리잡지 못한 탓이다.


관심의 추를 바로잡는 일이 이토록 치열하다.


좋은 것에 머물러야 하는데 좋다고 하는 것 주위에서 서성이고 있다.


판단은 못마땅함을 줄곧 달고 다녀서 결정 내리기는 문제제기보다 냉정할 수 없다.


살아갈수록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분주에 대한 입장이 허술해서이다.


마음을 분주 밖에 두는 것에서 오는 착시효과다.


삶의 고단함은 연속성에 놓여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나로 온전히 살지도 못하면서 나로부터 잠시도 벗어날 수 없어서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라도 간헐적으로 지니며 한숨 돌리려 한다.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특수하게 옥죄는가.


숨쉬기... xx소통들... oo생활들... OO관계들...


삶은 부단한 것들을 늘려가는 일이다.


아무도 보장한 적 없는 막연한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 지금 끊어지려는 것들을 이어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내 것을 잇기 위해서 남의 것을 끊기도 하고 남의 것을 흉내내기도 한다.


보아도 보아도 알 수 없다.


이어도 이어도 매번 모른다.


실력이 누적되지 않고 진화되지 않는다.


항상 다시 시작하면서 익숙한 척 자신을 속인다.


그러기에 분주함들이 무료한 채 원운동을 하나보다.


 다시 마음을 움켜쥔다.


놓을 곳을 살피다가 분주의 테두리 안 쪽에 던져 놓는다.



마음만 잘 배치해도 견딜만한 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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