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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y 16. 2024

글쓰기 비밀 IV

0704

작가는 인간이다.


인간은 아날로그.


아날로그는 능동성이 전제이다.


글쓰기가 창작의 행위라면 수동성의 생활로부터 달아나야 한다.


기계가 옮겨다 주는 걸음들을 거부하고 일정한 거리는 직접 걷는다.


작가의 글 쓰는 신체기관은 팔이 아니라 발이다.


작가의 능동성을 거세시키려는 문명의 이기들을 외면하는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


적어도 남의 이야기를 옮겨 나르는 문장 배달꾼이 되지 않으려면 그러하다.


아날로그에로의 복귀는 퇴보가 아닌 능동성의 회복에 있다.


대부분 기술 발전에는 인간의 능동성을 수동적으로 돌려놓는 위험한 편리가 자리한다.


펜이 없어도 걷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에 가깝다.


도구와 과정이 능동적일 때 창조의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돋는다.


모든 도약은 모든 것이 내 것으로 무장된 경우에 거침없어진다.


날마다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기술적으로 더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보조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운 비행을 하기 위해서다.


심해의 상어는 독수리의 날개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나다운 글쓰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첨단을 거스르는 아날로그에로 돌아오는 용기에 있다.


편리해서 불리한 것은 글쓰기의 크나큰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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