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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l 28. 2024

출간 1주년

0777

시 낭송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소년, 
그런 소년에게 아낌없이 지혜를 주는 노인이 만드는 
소년과 노인의 속 깊은 시 낭송 이야기!


성우이자 시 낭송가 그리고 오디오북 리더(Reader)로 활동하며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해 온 이숲오가 첫 장편소설 《꿈꾸는 낭송 공작소》를 통해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선보인다. 저자는 청중들 앞에서 시를 소리 내 읽는 ‘시 낭송’을 소재로 꿈을 향한 열정과 그 열정을 어떻게 지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들에 관해 말한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대학을 자퇴하고 거리에서 시 낭송 버스킹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가끔씩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시 낭송 고수인 노인을 만나게 되고 노인에게 좋은 시 낭송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듣게 된다. 열정만 가득하던 소년은 노인과의 만남 그리고 대화를 통해 진정으로 즐기면서 꿈을 좇는 방법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은 꿈을 향해 달리는 청춘이 아니라,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정하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는 소년이다. 세상에는 꿈꾸기를 독려하고 격려하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꿈을 정하고 그 길에 올라선 이들이 마주하는 외로움과 당혹감, 불안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꿈을 이루고 난 이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열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며 어디에서 자기 확신을 얻어야 할까?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꿈을 대하는 진중한 자세에 대해 말하는 이 소설에는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해 온 저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삶의 역설적이고도 아름다운 비밀들이 담긴 이숲오의 문장을 통해 꿈을 잊었던 이들은 눈이 번쩍 뜨이는 자극을, 꿈의 무게에 잠시 주춤하는 이들은 애틋하고 다정한 위로를 얻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 나를 좋아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려온 길 위에서 잠깐 멈춰 선 당신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반드시 행복할까? 저자는 소설 속 소년의 입을 통해 “그렇지 않다”라고 단언한다. 해야 할 일을 하는 이는 힘들 때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는 그 일을 벗어나도 갈 곳이 없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토록 원하던 꿈을 성취했음에도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시 낭송이란 소재를 통해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사그라드는 열정을 북돋고 응원하는 소설이다. 혼자서만 연습에 몰두하다 저도 모르게 틀에 박혀버린 소년이, 노인을 만나 습관에서 벗어나 다시금 스스로를 낯설게 바라보는 장면은 현실에 안주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새로운 의지를 선사한다. 기존의 방식을 고집스럽게 쥐고 놓지 않으면 새로워지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저자는 마치 시 낭송처럼, 때로는 유순하고 때로는 힘차게 전달하고 있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가 지닌 또 하나의 미덕은 독자를 독려하고 다그치는 데서 나아가 그들의 내면 깊은 곳,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까지 들어주고 어루만져 준다는 점이다. 노인과의 만남이 거듭되면서 소년의 시 낭송은 눈부신 발전을 이룬다. 물론 노인의 지혜 덕분도 있겠지만,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던 내면을 헤아리고 살펴준 따뜻한 위로 덕분일 것이다. 노인은 소년이 스스로의 틀에 갇히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면서도 어깨를 토닥여 주고, 따뜻한 손을 내민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꿈꾼다. 어떤 이는 그러한 바람을 이루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라도, 심지어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공감은 필요하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그러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을 건네는 소설이다.


회색빛 일상을 오색찬란한 시의 순간으로 만드는

마법 같은 시 낭송의 힘


실제 시 낭송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활발히 하는 성우이자, 대중을 대상으로 시 낭송을 강의하는 일을 스무 해 넘게 해온 저자인 만큼 소설에는 자전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이 빛나고 있다.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 낭송의 비법들과 그 이면에 가려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정현종 시인의 말마따나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한 가지 일에 온몸을 던지면 두루 통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는 말이 잘 들어맞는 작품”인 셈이다. 이 소설을 통해 기존에 시 낭송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었던 특별한 방법론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시 낭송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들이라면 새로운 세계에 눈뜨는 경험을 만끽하고, 꿈을 대하는 열정과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먹고사니즘’의 논리로 가득 찬 삶 속에서도 “시의 순간”처럼 번쩍이는 찰나를, “세상살이를 그저 성실하게만 견뎌내”지 않고 “마음이 끌리고 몸이 향하게 하는 강렬한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 힘이 있었고, 감성적이면서 이지적인 느낌을 주었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슬픔을 목구멍까지 올려놓았다가 단숨에 휘발시켜 정신을 못 차리게 하기도 했다.

_11쪽, 〈1장_소년, 노인을 만나다〉에서


하기 싫은 일을 할 때가 힘들까 아니면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할 때가 힘들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쉽게 답하지 못한다. 질문을 조금 바꾸면 판단이 분명해진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때가 힘들까 아니면 좋아하는 이를 사랑하지 못할 때가 고통스러울까.

_124쪽, 〈6장_떨림과 설렘〉에서


가까운 친구의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것도 기계가 대신하는 요즘에 시를 외운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무엇이든 검색하면 전문가 수준으로 알아내 정리할 수 있는 시대에 정답도 없는 시인의 의도를 읽어내려 하는 것은 또 얼마나 수고로운 일인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서 보이지도 않는 무형의 마음을 음성으로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가. 시 낭송이야말로 불가능하면서 퇴행적인 행위의 원형 같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_137~138쪽, 〈7장_느리게 느리게〉에서


나의 길을 가다 보면, 확신이 섰다가도 이내 길을 잃어버리곤 한다. 인색한 표지판 기호보다 친절한 누군가의 안내를 실시간으로 받으며 가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 손을 잡는 순간 나의 길이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

_169쪽, 〈10장_게으른 나무는 없다〉에서


낭송가는 눈이 할 일을 입이 대신해야 하는 존재다. 시가 살아있는 언어라면 읽기에 그치지 않고 말하기에 가까운 발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낭송가는 글을 말로 바꿀 때의 수고뿐 아니라 그 너머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 숙명을 가진다.

_208쪽, 〈11장_시시해지지 않기 위하여〉에서


오히려 길을 걷다가 노천카페에 마주 앉아있는 연인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될 때 연애시가 보였다. 현충원에 도열한 수많은 비석들을 바라보면서 나라에 대한 충심을 담았던 시들이 거대한 원고지 속의 활자로 느껴졌다. 낭송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낭송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_222~223쪽, 〈12장_구름이 구르고 있어〉에서




☆이숲오 장편소설 <꿈꾸는 낭송공작소> 구입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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