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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02. 2024

풍선 강아지

0782


매끄러움은 현재의 징표다. 매끄러움은 제프 쿤스의 조형물들과 아이폰과 브라질리언 왁싱을 연결해 준다. 오늘날 우리는 왜 매끄러움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매끄러움은 미적 효과의 차원을 넘어서서 하나의 사회 전반적인 명령을 반영한다... ...매끄러운 것은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어떤 저항도 하지 않는다... ...매끄러운 대상은 자신의 반대자를 제거한다. 모든 부정성이 제거된다.       
                                                                                                          한병철 <아름다움의 구원> 중에서

철학자 한병철은 오늘날의 긍정사회를 체현한 비근한 예로 제프 쿤스 대표적 작품 <Balloon Dog>를 언급한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상상력을 가진 이 남자는 생존하는 미술가 중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값을 경신한 바 있다.


그가 부정성을 배척하고 매끄러움을 끌어안은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 대중의 욕망을 겨냥한 상업예술사업가인가.


다큐멘터리 <제프 쿤스-그 은밀한 초상>에서는 그가 왜 이러한 작품들에 천착하는지를 그의 육성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예술적 감각이 탁월한 부친의 영향과 어린 시절 기억 속 소품들과 사건들에 덧붙여 거듭된 이혼 후 양육권 소송으로 인한 대인기피증이 작품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만들어진 사물들을 가져와 그만의 시선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관객친화적인 작품을 지향하기에 이른다.


관찰자를 포옹하라
제프 쿤스 Jeff Koons


1분도 채 머무르지 않는 작품 앞에서의 관객은 금세 매료당한다.


메릴랜드 미대를 가서 만족한 이유가 그림 그리는 요령보다 철학과 인문학을 더 많이 가르쳐 준 것이라고 말한 그가 막상 자신의 작품은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보는 이의 재미와 즐거움에 집중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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