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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Aug 04. 2024

로르바케르

이탈리아의 영화감독과 배우, 알리체(Alice)와 알바(Alba)

영화, 키메라(La chimera, 2023)에서처럼 몰입하는 삶으로 결국 찾아내는 실마리로 이어진 깨달음과 만남처럼 어떤 배우, 어떤 영화감독은 우연한 만남으로 전작주의의 욕심을 낸다.


Alba Rohrwacher(1979년생), 알바 로르바케르, 배우

Alice Rohrwacher(1981년생), 알리체 로르바케르, 영화감독


키메라를 본 후 조쉬 오코너(Josh O'Connor)를 따라가다 챌린저스(Challengers, 2024)를 보고, 그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의 욕망 3부작을 꼼꼼히 지켜봤다. 이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진다.


욕망 3부작 중 하나인 아임러브(Io sono l'amore)에 출연한 알바 로르바케르(Alba Rohrwacher)에 더 몰입했던 건 내가 쓴 소설의 한 주제와 이어지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먼저 빠졌다. 뭔가 허전하면서도 숨은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터질듯한 감성 연기는 영화를 보고도 오래 남았다.


알바 로르바케르는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언니이다. 예술하는 두 자매가 요즘 나의 관심사다.


키메라를 볼 때만 해도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았다. 나는 대체로 한 가지에 몰두한다. 제목, 영상, 또는 음악, 배우의 눈빛, 그리고 거의 마지막으로 감독을 본다. 오케스트라적인 전체를 보기에는 나의 정신적인 사고와 지각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은 데다 한 곳에 골몰하고 몰입하는 기쁨이 내겐 더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씨지비 감독전은 대체로 챙기려고 하는 편이다. 그냥 믿는 거다. 뒤통수가 빵꾸날 정도로 라스 폰 트리에에 얻어맞고 일단 멍하니 지냈다. 꼭 그렇게까지? 그게 가장 적절했던 거야? 감독의 한계? 내 이해를 막는 건 뭘까? 대체로 막막하고 암담하고 불안하고 불확실했다.



기저에 고여있도록 놓아두어도 될 것들 쑤석거리는 감독, 어쩌면 그것이 예술하는 사람에게 허용되는 것일지라도 찜찜하게 고여있는 나의 숨겨진 불안 또는 욕망이 위태롭게 자꾸 드러나는 것 같았다. 공황일 뿐.


그러다 만난 로르바케르 감독전은 인상 깊게 보았던 이전 영화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키메라의 실 끝을 잡고 알리체 로르바케르를 따라가며 치유하고 조용하게 방황하다 반란하면서 스스로 정리하며 안도했다.



로르바케르 감독의 갑작스러운 마술적 힘은 낯섦의 흥분과 커다란 상상력으로 현실에서 내가 하는 것들의 풍성한 양념이 된다. 그의 각본은 그의 어린 시절의 따뜻함과 외로움, 성장을 다룬다. 그의 과거와 상상의 이미지가 현실적인 마술로 하나 되어 현재를 거쳐 미래로 가고 있다.


그들의 미래를 기대한다.

알리체의 작품에 다시 태어난다.

알바의 연기에 내면으로 향한다.



사진/정보 - 알리체(왼) & 알바(오른) from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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