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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Oct 31. 2024

잘해볼게요

0872

잘하려는 것들의 어그러짐에 대하여 생각한다


잘하려는 것들이 잘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당최 당혹스럽다


잘하려는 것들의 비율은 황금비를 이루며 완벽한 원이나 삼각형을 가지는데 그런 도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쪽의 균형을 잡으면 한쪽이 흐트러진다


마치 벽에 하나의 액자를 거는 때와 비슷한 난감한 난관들과 같다


그렇지오른쪽을살짝올려봐아니아니왼쪽을조금더내려야지아니라니까글쎄 


서로 마주 보고 있다면 나의 오른쪽은 너의 왼쪽이 되고 나의 왼쪽은 너의 오른쪽이 되지 못한다


위치가 아닌 힘의 주문이어서 그렇다


어차피 액자는 바닥과 수평을 이루지 않아도 액자 속 그림은 화를 내지 않는다


잘하려는 것은 내가 내 안에서만 일어나고 자라려는 그 의지의 무엇 그 욕망의 잔가지들이다


그 무성해진 잎 사이로 보이는 사물들이 온전하기가 온전치 않다


잘하려는 것이 잘해보는 하나의 시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잘하려는 것의 끝에 '참 잘했어요'가 없는 경우가 무수해서 참 다행인지 참 불행인지 알 수 없다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다가 나무의 생장점을 잘못 건드려서 나무가 나무라는 소리를 들었다


나무에게는 없는 정면을 내가 갖고 싶었나 보다


정면이 없으면 측면도 없고 후면도 없으니 모두가 정면이 되는 이득을 나무를 포기한 적이 없다


욕심내다가 나는 하나의 정면다운 정면을 가져보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다 쥐는 것은 다 놓아 버리는 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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