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Nov 18. 2024

알맞은 자세

0890

나에게 알맞은 마음의 자세를 잡기가 버거워진다


그런 표준이 있겠냐마는 늘 적정선에 못 미친다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말들을 거침없이 한다거나 짐작하는 마음을 굴려 바위로 만들거나 마음에 없는 말을 그럴듯하게 해서 제 마음인 척하거나 마음을 제대로 담지 못해 없는 듯 오해되는


참 마음이 어렵고 어리다

마음은 신체의 나이와 다른 세월을 산다


육체처럼 젊어지는 것이 마음에서는 결을 달리한다


육체의 연령은 내가 세지만 마음의 나이는 남이 헤아린다 관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변화한다


고정되지 않은 것을 다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날아가는 새를 잡아보지 않고도 실감한다


고치고 다잡고 먹어보기도 하고 흔들고 비운다


있으면서 슬며시 없고 없으면서 버젓이 있다

자세는 마음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앉거나 걷거나 반갑다고 손을 건네거나 축하의 포옹을 하거나 위로하는 순간에도 자세는 어렵다


균형과 타이밍에서 오류가 발행한다


알맞은 자세는 다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다


신속과 편리는 자세를 없애고 소외를 낳았다


알맞은 자세에는 사려깊음이 있고 충분한 고독이 녹아 있다


자세와 자세 사이에는 인간이 있고 마음이 있다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에는 자세마다 숨을 고른다


자세를 다 가져보고 싶어요 그게 우주에요


우주팬티를 입고

우주양말을 신고

우주바지를 입고

우주셔츠를 입고

우주구두를 신고


우주라이크 어떤 자세?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공작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