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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Nov 17. 2024

인생 공작소

월간 북토크 11월호를 펴내며


책이 제 아무리 드높은 진리를 품고 있다 하더라도 독자를 밀쳐내고 앞질러 존재할 수 없다


작가가 북토크의 주관자일지라도 발언권을 독점하는 것은 책의 수명에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작가가 주인공이 되는 북토크는 생각보다 시시하다


월간 북토크에서의 책은 종이컵 전화기에서의 실 같은 딱 그 정도의 역할이자 위치다 어설프게 숭배하지 않는다 작가도 종이컵정도면 과분하다


이번 북토크에서도 계획된 주제는 독자의 속얘기로 아름답게 비껴갔다 아니 처절하게 맞아떨어졌다


시시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시시한 것들을 추스르고 솎아내 본다 이전에 분류한 기준들이 틀렸음을 발견하고 서로의 무릎을 친다 타인의 신체를 칠 때에는 이마보다 무릎이 덜 민망하다


그 사이를 앙증맞은 다람쥐 한 마리가 지나간다


책은 과거의 이야기에서 깨어나려고 독자를 부단히 만나는 것이다 화석화를 막는 건 작가의 역할이다


지금의 독자를 살리는 것이 책의 유일한 존재이유


독자가 노곤하면 목침이 기꺼이 되어주고

독자가 출출하면 냄비 받침대가 되어주고


책은 독자의 이야기가 겹쳐질 때 반짝인다 잠시-


익숙한 방법에 편해지면
시시해지는 거에요
사람도 인생도

마지막 월간 북토크 12월호에서는 유쾌한 상상의 힘, 상상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로 독자를 만난다


그대는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는가

그대의 상상을 마음껏 말해 본 적 있는가

그대는 누군가의 상상인 줄을 아는가 모르는가


작가는 그대와의 만남을 상상하며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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