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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Oct 20. 2024

근면의 발명

월간 북토크 10월호를 펴내며

부지런함의 본질은 스위칭 능력

오늘의 주제에 걸맞게 연구소에서 가장 부지런한 식물을 한 그루 골라 곁에 두고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부지런한 것들은 겉으로 요란을 떨지 않는다


정지한 듯 존재하고 변신이 무수하다 마치

저 구름처럼

저 나무처럼

저 운명처럼


바쁜 것은 결코 부지런함과 무관하고 오히려 게으름에 그 계보를 잇는다 다소 섭섭하겠지만


생산과 가속만이 있는 것은 부지런함의 속성에 위배된다


저 나무를 보라


무성했다가 떨구어버리는 과감함의 순환

잎으로 호흡하고 광합성을 하고 증산작용까지 하니 발이 없다고 게으르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참석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생각은 두 시간 내내 부지런함의 연속이었다 동공은 어찌나 발랄한지 눈으로 글을 썼다면 모두가 만담꾼이다


8개월 만에 월간 북토크에 재참석해 부지런한 멍 때림의 속사정을 들려준 반가운 얼굴도 있었고 상전 같은 자식의 게으름에 시선을 스위칭함으로써 행복을 다시 획득했다는 독자는 이미 오늘의 주제를 몸소 실천한 분이라 여겨졌다


독자 한 분 한 분 저자도 놓쳤던 문장들을 부지런히 골라내어 그 의미와 생각들을 서슴없이 이야기해 주어서 게으른 저자를 거듭 반성하게 도와주었다


다음 11월호에서는 세상 '시시함'에 대한 시시각각 시시콜콜 그 의미를 까뒤집고 해체하고 재조립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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