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Oct 20. 2024

근면의 발명

월간 북토크 10월호를 펴내며

부지런함의 본질은 스위칭 능력

오늘의 주제에 걸맞게 연구소에서 가장 부지런한 식물을 한 그루 골라 곁에 두고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부지런한 것들은 겉으로 요란을 떨지 않는다


정지한 듯 존재하고 변신이 무수하다 마치

저 구름처럼

저 나무처럼

저 운명처럼


바쁜 것은 결코 부지런함과 무관하고 오히려 게으름에 그 계보를 잇는다 다소 섭섭하겠지만


생산과 가속만이 있는 것은 부지런함의 속성에 위배된다


저 나무를 보라


무성했다가 떨구어버리는 과감함의 순환

잎으로 호흡하고 광합성을 하고 증산작용까지 하니 발이 없다고 게으르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참석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생각은 두 시간 내내 부지런함의 연속이었다 동공은 어찌나 발랄한지 눈으로 글을 썼다면 모두가 만담꾼이다


8개월 만에 월간 북토크에 재참석해 부지런한 멍 때림의 속사정을 들려준 반가운 얼굴도 있었고 상전 같은 자식의 게으름에 시선을 스위칭함으로써 행복을 다시 획득했다는 독자는 이미 오늘의 주제를 몸소 실천한 분이라 여겨졌다


독자 한 분 한 분 저자도 놓쳤던 문장들을 부지런히 골라내어 그 의미와 생각들을 서슴없이 이야기해 주어서 게으른 저자를 거듭 반성하게 도와주었다


다음 11월호에서는 세상 '시시함'에 대한 시시각각 시시콜콜 그 의미를 까뒤집고 해체하고 재조립해 볼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