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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Sep 22. 2024

부재의 감각

월간 북토크 9월호를 펴내며

할 때가 힘든가
안 할 때가 힘든가


고흐도 즐겨마셨다는 블루마운틴, 코나와 함께 세계 3대 커피인 예멘 모카 마타리로 시작했다.


16세기 유럽 귀족인 된 양 신들린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라도 '신들의 음료'를 마시는 건 당연하다.


한 모금씩 잔을 입술에 댈 때마다 꽃 무더기가 피어나고 초콜릿이 팝콘처럼 튀어 코를 찌른다.


커피의 풍미만큼 예사롭지 않은 북토크가 예상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호에는 제9장 '할 때 힘들면 일, 안 할 때 힘들면 사랑'의 영역을 한층 뛰어넘어 심도 있는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가볍게 일과 사랑의 구분을 지었다가 존재와 부재로 범주를 넓혀 그 사이의 감각들을 살폈다.


그것은 장악의 여부와 더불어 주체적 마음이 개입한다는 사실과 그 방향은 역동적인 환경 안에서 유연하게 작동해야 현재성을 확보한다는 점도 지난 6월호의 주제와 연결해 도출해 냈다.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설은 책 속에만 웅크리고 있지 않고 세상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다.


이것이 북토크의 기능이고 사용법이다.


북토크는 책내용이 아닌 책너머를 뒤적이는 보물찾기가 되고 자유로운 여행이어야 한다.


그래야 작가가 고장난 라디오가 아니 될 수 있다.


하나의 책으로 무려 9번이나 만났지만 아직도 새롭게 나눌 이야기가 무수히 남았다는 이유다.


꿈꾸는낭송공작소는 예멘 모카 마타리일 뿐이다.


작가와 독자는 그 잔을 나누며 잔보다 잔을 든 상대를 바라보며 잔 아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번호도 교감이 넘쳐 2시간에 마치는데 실패했다.


다음 시월호에서는 '게으름'에 대한 주제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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