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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18. 2024

진실된 우연

월간 북토크 8월호를 펴내며

온통 우연으로 점철된 순간들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연을 집어 들고 어딘가에 적용하려면 여러 다양한 저항들과 맞서게 된다.


차분하게 우연을 고운 접시에 올려놓고

진지하게 우연을 우아하게 난도질하고 싶었다.


그러기에 적절한 문장이 필요했고 그것을 뚫어볼 눈 밝은 이들이 있어야 했는데 참석자 모두가 독이 올라 있어 반가웠다.


정해놓은 시간 내내 우연을 변명하지 않으면서 뼈 사이사이 진실을 알뜰하게 발라내는데 주력했다.


저자의 성근 문장들을 정확하게 짚어 꼬집어 주셨고 저자는 몸을 배배 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독자를 리얼 스페이스에서 대면하는 기회는 이토록 귀하고 감사하다


성과라면 낭독과 낭송의 비뚤어진 서열을 바로 잡았고 우연에 대한 감각과 감성을 확장시켰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간장게장과 드립커피의 관계성을 직접 생체 실험으로 증명했다.



이는 모든 우연으로 진행되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서 완벽하게 준비된 우연의 민낯을 만나본 느낌과 사뭇 유사했다.


잠깐 몸을 틀어 거울을 보라


그대의 얼굴은 온통 우연이 아닌가.


우연을 잘 말할 수 없다면 필연은 개 아가리에 물려 있는 말라빠진 뼈다귀에 불과할 것이다.


월간 북토크 9월호에서는 일과 사랑의 간극을 규명할 예정인데 그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연을 믿어보기로 한다.


늦으면 자리가 없다는 예언은 우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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