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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02. 2024

백수의 월차

0904

날카로움을 사람에게 가져다대니 종일 피곤하다


추상과 문장에 대야 마땅할 일이 조급하게 빗꼈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관계의 부조화를 돌이켜본다


없는 이를 미워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불손하다 기억에서 지우는데 잔상이 선명하다


무엇이 한 줄의 책도 읽지 못하게 가로막는가


흐린 하늘에 바람이 머리를 헝클고 생각을 잡는다


무지개를 못 본지가 얼마만인지 헤아릴 수 없다


건널목에 서 있는 사슴의 한쪽 뿔에 시선이 멈춘다


외투를 걸어두기에 안성맞춤이군



횡단보도를 반대로 건너는 사이 근심이 고개를 든다 올해도 동생들을 만나지 못하고 지나갔다


점점 소중한 것들이 사소한 것들에 치이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동아줄처럼 잡고 사니까 더 우둔해진다


창의적 인간에서 창조적 인간으로 건너가려면 스마트폰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면 가능해진다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해 이렇게 우울하다


당분간 입을 잘라서 엉덩이에 붙이고 귀를 떼어 코 아래 붙여야겠다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떠들었다


가사 없는 음악을 들으며 번잡한 마음을 숨죽인다


자꾸 칭얼거리는 영혼이 거추장스럽고 거치적거리다 꽃 가득한 방에서 피아노를 치고싶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


버려도 되는 날은 없는데 이면지처럼 보내고 있다


오늘은 대충 쉬고 내일부터 제대로 쉴게요

https://brunch.co.kr/@voice4u/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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