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32
불행은 대칭이 되어 오는가
한 해 마지막 달 세 번째 날의 혼란과 한 해 마지막을 앞둔 세 번째 날의 참사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하나하나의 조각 뉴스를 통해 사연을 접할 때마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지만 내 신체가 연결된 듯 아리고 아프다
매스컴은 사고의 원인을 '만약에 이랬으면....'이라고 가정하고 분석하지만 너무 부질없어 보인다
누구의 판단을 탓할 수도 없는 천재지변 같은 사고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아득하고 어지럽다
살아있는 것이 이처럼 사치스럽게 느껴진 적이 없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하루하루의 운명 앞에서 나는 이토록 초라하다
비통해하는 목소리가 이곳까지 들리는 듯하다
이들을 위로할 언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에 작가들은 침묵해야 하는가
문장을 쓰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자판을 두드린다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아침에 도저히 침대에서 일어날 기운이 없어 뒤척이다 겨우 일으켜 기도를 바친다
179명의 귀한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지향의 로사리오를 마음을 다해 올린다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내려앉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미약해서 슬프다 그저 국가 애도 기간을 홀로 가만히 기도하며 보낼 뿐이다